북한 지령? 한국당, 靑게시판 애용할 땐 언제고

불리할 땐 인민재판 유리할 땐 준엄한 민심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한국당 해산을 바라는 국민 청원이 천정을 모르고 치솟자 한국당이 청원 게시판의 불용론을 키우고 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원장은 2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당 해산 청원에 대해 "북한의 어떤 지령을 받는 이런 세력에 의해 이게 기획되고 진행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조평통 산하의 '우리민족끼리'라는 매체에서 지난달 18일에 한국당 해산시켜라라고 하는 것을 발표하니까 바로 나흘 뒤인 22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한국당 해산 청원이 올라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북한 지령설을 키운 것이다.


나 원내대표도 전날 "4월 18일 북한의 우리민족끼리에서 '한국당 해체만이 정답'이라고 말한 이후 나흘만인 4월22일 청와대 게시판에 '한국당 해체'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며 "역시 '북적북적 정권'이다보니 북한 하라는 대로 대한민국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국민 청원게시판에 한국당 해체 동의가 도배를 하자 '베트남 개입설', '국민청원 조작설'에 이어 '북한 지령설'을 제기하며 탄력을 받고 있는 한국당 해체론에 힘을 빼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한국당은 그러면서 청원 게시판의 조작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 "여기에 대대적인 정말 매크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속도로 이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고, 나 원내대표도 전날 청와대 청원에 대해 "여론조작과 선동·정치적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민주주의의 타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나치의 괴벨스, 중국의 문화혁명과도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의 무용론은 과거 한국당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부지런히 퍼 날랐던 상황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

한국당은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필요할 때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지난 1월 KBS 수신료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자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언론 공정성을 뒤로한 채 언론 자유를 악용하고 대한민국 헌법을 파괴하는 KBS의 수신료를 거부하고 수신료 강제징수를 금지함으로써 KBS의 편향성을 바로 잡고자 한다"며 국민 청원을 인용해 비판했다.

그는 "국민청원에도 KBS 수신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며 "KBS에는 연봉 1억 원 넘는 직원이 전체의 60%고 전체 직원 70%가 간부라고 한다. 친정권 인사인 김제동에게 7억 원의 출연료가 지급된다고 한다"고 했다.

황교안 대표도 지난 3월 미세먼지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자 이를 인용하며 정부 여당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미세먼지의 가장 심각한 원인이 중국발이라는 점을 확실히 인지하지만 이 정권은 북한 때문인지 중국의 눈치만 봐서 강력한 항의 한번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방중 때 공동대처를 약속했다고 했는데 왜 아무 소식이 없는지 정말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그러면서 "네티즌은 '문세먼지'라면서 대통령 책임을 따지고 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7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미세먼지 문제를) 중국에 항의하라고 요청했다"며 국민청원이 여론을 반영하고 있는 듯한 뉘앙스로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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