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30일(한국시각)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 2019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2차전에서 5-3으로 역전승했다.
2018년 IIHF 세계랭킹 16위 한국은 '난적'으로 꼽힌 헝가리(20위)와 1차전을 5-1로 대파하고 기분 좋게 대회를 시작한 '백지선호'는 앞서 6번의 대결에서 단 한 번도 꺾지 못했던 슬로베니아(15위)를 무너뜨렸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 초반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승점 6점을 확보해 중간 순위 선두로 나섰다. 특히 슬로베니아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슈퍼스타 안제 코피타(LA 킹스)의 합류 덕에 우승 후보로도 꼽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큰 승리다.
6개국 가운데 상위 2개국이 2020년 스위스에서 열리는 월드 챔피언십(1부리그) 출전권을 얻는 만큼 2년 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일군 톱 디비전 승격의 꿈에 더욱 다가섰다. 하지만 슬로베니아는 카자흐스탄(18위)과 1차전에서 2-3으로 패한 데 이어 대회 2연패로 승격이 불투명해졌다.
김기성은 1피리어드 4분 35초에 김상욱이 상대 퍽을 빼앗아 내준 것을 선제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내리 3골을 내주고 수세에 몰렸다.
한국의 뒤집기는 2피리어드에 만들어졌다. 7분 40초에 터진 김원준(한라)의 만회골을 시작으로 파워 플레이(상대 반칙에 의한 수적 우위) 상황에서 9분 32초에 김상욱-김기성 형제가 멋진 2대 1 플레이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2피리어드 10분 8초에 터진 수비수 김현수(한라)가 넣은 역전골이다. 4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김현수는 이용준(대명)과 김원중(한라)을 거친 퍽을 블루라인에서 잡아 그대로 슬랩샷으로 연결했고, 빠르게 날아간 퍽은 그대로 슬로베니아의 골대 상단에 꽂혔다.
2피리어드의 뒤집기 이후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한국은 골리 맷 달튼의 선방쇼 덕에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슬로베이나는 경기 막판 골리를 빼고 추가 공격수를 투입하며 추격 의지를 선보였지만 종료 38초를 남기고 신상훈이 승리를 자축하는쐐기골을 꽂았다.
대회 2연승으로 기세를 올린 한국은 5월 2일 개최국이자 또 다른 우승 후보인 카자흐스탄과 3차전을 치른다. 카자흐스탄은 1승1패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