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강경투쟁을 통해 얼마간 협상력을 확보한 뒤에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신중론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 천막농성·전국집회·맞고발·총사퇴론
한국당은 일단 여당에 대한 강경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광화문 천막농성이나 전국 권역별 집회가 장외투쟁의 유력한 방식으로 거론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30일 의원총회에서 "좌파독재의 신호탄이 터졌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헌법수호 투쟁은 결코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또 자신들을 '도둑놈'이라고 부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모욕죄로 고발하는 등 무더기 고발사태엔 맞고발로 대응하며 투쟁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아울러 외곽에 빠져 있는 홍준표 전 대표를 중심으로 '의원직 총사퇴' 주장까지 나왔다.
◇ 상임위서 '패스트트랙 수정안' 회부 가능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하더라도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심사하는 180일 동안 여야 4당과 협상을 통해 불리한 점을 최소화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안건에 대한 수정안을 입안한 경우 해당 수정안을 신속처리 대상안건으로 본다는 국회법(제85·95조) 조항이 그 근거다.
이 조항에 따르면 사개특위에서 백혜련·권은희 의원안 등 2가지 공수처법을 협의해 하나로 조율할 수 있는 것처럼, 정개특위에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수정이 가능하다.
한국당의 한 초선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공수처법을 어느 정도 양해해 주고 대신 선거법에서 양해를 좀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재로서는 그런 얘기가 당내에서 전혀 통하지를 않지만 결국에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법은 민주당과 우리당이 이해관계가 완전히 일치한다"면서 "한국당, 민주당 의석 깎아서 정의당에게 바치는 지금의 선거법 개정안 대로라면 민주당은 의석 70~80명짜리 중견정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다만 내부적인 힘을 결집시켜 여당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당장의 대응은 강경일변도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밖으로 돌아다니다 보면 또 들어올 때가 있을 것이고 그때 되면 밀린 숙제 하고 그러는 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