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녜라 대통령은 지난 26일부터 1박2일 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일대일로 경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한 뒤, 전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국빈방문하고 있다.
삐녜라 대통령은 지난 2012년 3월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이후 두 번째로 방한했다. 또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중남미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국빈방문이 성사됐다.
문 대통령은 "나의 취임 뒤 중남미 국가 정상으로서는 첫 방한이어서 더욱 뜻 깊게 생각한다"면서 "양국은 2004년 '21세기 공동번역을 위한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을 통해 더욱 튼튼한 관계가 됐고,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교역국이자 국제무대의 우방국으로서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 대응에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삐녜라 대통령은 "지난 1962년 양국이 수교 한 지 56년 동안 협력과 우정만 있었던게 아니다"며 "이 기간 한국 이룩한 놀라운 발전에 저희는 존중을 금하지 못한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2003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수교 이래 양국이 경제·통상을 비롯한 포괄적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것을 평가하고, 양국 간 '21세기 공동 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또 두 정상은 아시아와 중남미를 잇는 허브국가로서 한국과 칠레가 양 지역의 FTA 네트워크를 함께 구축하는 등 상생번영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FTA 체결 이후 지난해까지 양국의 교역량은 15억 7000만 달러에서 62억 8000만 달러로 약 4배 증가했다. 두 정상은 FTA가 양국의 투자 확대에 핵심적 역할을 해 온 것을 평가하고, 이를 새로운 국제경제 여건에 맞춰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국의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 PA) 준회원국 가입 의지를 표명했고, 삐녜라 대통령은 태평양동맹 차기 의장국으로서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태평양 동맹은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 등 4개국이 2012년에 결성한 지역경제 동맹으로 중남미 총 GDP의 38%와 무역의 5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금년 하반기 칠레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 등 중요한 국제회의들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한국 정부도 적극 협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삐녜라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사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양국 국방당군 간 협력 범위를 설정하고, 제반 행정사항을 협의하는 국방협력협정을 체결하고, 전자정부 관련 정보 공유 및 인적교류 증진을 위한 전자정부 협력 MOU, 빅데이터·5G·인공지능 관련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개정 ICT 협력 MOU, 교통물류 분야 전반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협의 채널을 구축하는 교통협력 MOU를 체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국의 포괄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성숙한 단계로 심화시키고, 중남미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우리 정부의 외교 다변화·다원화에도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