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김형록 부장검사)는 횡령 등 혐의로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 지투하이소닉의 전 대표이사 류모(51)씨 5명을 구속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류씨와 이사 박모(45)씨 등 전직 경영진은 지난 2016년부터 최대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빚게 되자 지분을 얻기 위해 회사 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허위 공시'까지 벌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류씨는 증권가 관계자이자 변호사인 배모(46)씨 등과 짜고 지난 2016년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자를 공개모집하면서 '베트남 공장 증설' 사업계획 등을 허위로 공시해 390여 명의 투자자들로부터 200억 원에 달하는 대금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실제 해당 자금 중 173여억 원은 배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다른 회사들에 유상증자 등의 명목으로 유출돼 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는 데 사용됐다.
그러면서 회사의 운영 상황이 악화하자 지난해 4월 류씨 등은 사채자금 등을 끌어와 회사를 인수하는 이른바 '무자본 M&A 세력' 곽모(46)씨 등에게 경영권과 보유주식을 200억 원에 양도했다.
이어진 '곽씨 체제'에서도 경영진의 횡령 등은 계속된 것으로 밝혀졌다.
곽씨 등은 회사 인수 후 사모펀드에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00억 원 상당을 납입 받았고, 96억 원 가량을 채무 변제 등에 사용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류씨 체제'와 '곽씨 체제' 등 경영권이 변경되는 과정에서도 '자기자본으로 인수' 또는 '대금 완납' 등의 허위 공시가 계속됐다.
검찰 관계자는 "3년 동안 횡령액이 269억 원에 이른다"며 "회사가 부실화하는 과정에서도 허위 공시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커져 주가는 오히려 급등했고, 결과적으로 자본시장에 교란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투하이소닉은 삼성전자의 납품업체로 지난 2010년 2월 코스닥에 상장되는 등 성장해왔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지난해 말 거래정지 처분을 받고 자본잠식률이 87%를 기록하는 등 급속히 부실화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곽씨의 자수서를 받고 수사를 시작해 지난 25일까지 7명에 대한 기소를 마쳤다.
검찰 관계자는 "곽씨 등이 이 같은 양‧수도 절차의 불법성을 우려해 여러 법률사무소 등에 자문을 구했던 정황도 발견됐다"며 "지분 공시나 신규사업 진출, M&A 관련 허위 공시는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해치는 행위로,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