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공원 입구에서 만난 서씨는 경광봉을 흔들고 호루라기를 불며 밀려드는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겹벚꽃과 철쭉을 보러온 차량이 뒤엉키면서 고성이 오갔다.
"조금만 내려가서 남부시장 공영주차장을 이용해 달라"는 안내에도 "왜 길을 막느냐"는 상춘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차를 돌린 상춘객들은 주민들이 사는 집 앞 대문에 불법 주차한 뒤 홀연히 사라졌다.
한 주민은 "대문 앞에 차를 대고 그냥 가버리고, 전화도 안받는다"고 하소연했다.
공원 안에서 커피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음식을 먹고 뒤처리를 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꽃나무 아래에서 술을 마시는 상춘객도 적지 않았다.
금지된 노점 행위도 버젓이 벌어지고 있었다.
집마다 걸어놓은 '쓰레기 절대 투기 금지'라고 적힌 팻말과 전주시 완산구청이 내건 '쓰레기 불법 투기 금지' 현수막이 무색했다.
이날 완산구청 직원 8명이 주말 근무를 하고 있었지만, 상춘객들은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몰려왔다.
한 공원관리요원은 "주차, 소음, 쓰레기로 생기는 주민 피해가 말도 못한다"고 말했다.
약 1만 5000㎡(4500여평) 면적의 완산공원 꽃동산에는 철쭉과 겹벚꽃나무, 꽃해당화, 배롱나무, 황매화 등 화려한 꽃잎을 자랑하는 나무 약 1만 그루가 심어져 상춘객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전주시 등 지자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완산공원 꽃동산을 홍보하면서 봄철 대표 관광명소가 됐다.
그러나 상춘객들로 인해 받는 주민들의 고통은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매년 반복되는 오버투리어리즘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주시 완산구청 김철수 공원관리팀장은 "상춘객들도 활짝 핀 꽃처럼 아름답고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