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6일 오후 3시쯤 평화의 길 진입로에 도착해 초병들이 열어준 철책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해안길을 따라가다보면 금강산의 마지막 자락으로 북한 지역에 속해 있는 구선봉이 보이고, 우측에는 해금강이 보인다.
길가에는 전봇대 설치 공사를 하던 굴삭기가 지뢰를 밟아 쓰러진 흔적이 남아있었다. 문 대통령은 2사단장으로부터 6.25전쟁 막바지까지 치열하게 벌어졌던 동부전선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준비된 한반도 모형 플라스틱 판에 '평화가 경제다. 2019.4.26. 문재인'이라고 적은 뒤, 한반도 지도 형태로 제작된 소원나무에 걸었다.
문 대통령은 "여기 22사단이 옛날에 노무현 대통령이 근무했던 곳"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2사단 52보병연대에서 군생활을 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복무했던 전방 관측소(OP)는 현재 22사단이 관리하고 있으며 '노무현 벙커'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해안길 끝자락에 이르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솟대를 설치했다.
솟대에는 '평화로 가는 길 이제 시작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혔고, 문 대통령은 꾸준히 그린피스에 후원활동을 해온 배우 류준열 씨와 함께 솟대를 세웠다.
또 솟대 꼭대기에는 평화와 생명을 의미하는 나뭇잎과 열매 문양을 넣어, 분쟁과 자연 파괴의 시대를 극복하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생명의 기운이 솟아나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표현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금강산 전망대로 이동해 전경을 둘러보기도 했다. 22사단장은 "다음달 중 전망대 테라스를 10m 연장해 좀 더 많은 방문객들이 북녘을 조망할 수 있게 하고, 엘리베이터도 설치해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강산 전망대 방문에는 이산가족과 실향민, 참전용사 및 인근 학교 학생들도 함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은 아름다운 해금강을 배경으로 해안길을 걸으면서, 한반도의 생태환경과 함께 우리에게 찾아온 평화의 의미를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강원지역 경제인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현장 기업인 및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환경영향평가의 조속한 진행, DMZ평화관광지 일대의 출입절차 간소화, 상생형 지역일자리사업 모델 선정 등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 정부의 힘만으로 쉽지 않은 문제들도 많은데,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갈등 조정도 잘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또 문 대통령은 "비무장지대는 그동안 강원도의 발전을 막아왔지만 앞으로는 축복의 땅이 될 것이다.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세계인들도 비무장지대를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 손꼽는다"며 "비무장지대 주변에 조성되는 평화야말로 강원도의 힘이다. 강원도민들이 평화와 남북 교류 촉진을 위해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