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채이배(바른미래당 의원)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표현을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과거에도 동물 국회 상황을 여러 번 봤습니다마는 이렇게까지 국회 전체가 마치 게릴라전처럼 곳곳에서 폭동처럼 벌어졌던 것은, 이런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던 건 처음 봅니다. 한 장소에서 집중적인 어떤 물리적 충돌이 있는 건 봤어도 이렇게 전체적으로 수십, 수 군데서 동시다발적인 충돌이 벌어졌던 것은 정말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집중적으로 인터뷰를 다루고 있는데요.
어제 오신환 의원이 팩스로 사보임 당한 뒤에 사개특위 위원으로 지정된 당사자가 바로 채이배 의원이었죠. 한국당 의원들은 채이배 의원이 특위 회의에 가지 못하도록 의원실을 점거합니다. 본의 아니게 일종의 감금을 당했고요. 사상 초유의 창틈 기자 회견을 했습니다. 잠깐 그 창틈 기자 회견 내용을 들어볼까요? 창틈으로 방법이 없으니까 채이배 의원이 한 5cm 될까요? 거기다가 입을 대고 기자들한테 입장을 밝힌 거예요. 들어보시죠.
[창틈 기자회견
채이배> "민경욱 의원이 열어 주시기로 했잖아요."
민경욱> "내가 언제 그랬어. 가만히 있었지. (경찰 오면 나간다니까)"
채이배> "가세요, 이제 충분해, 이 정도면."
"밖에서 문을 열 수가 없어요. 안에 있는 소파로 막아놨고. 문을 아예 뜯어내지 않는 이상 지금 9시부터 5시간 반 이상 감금되어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빨리 조치를 취해 주시기 바랍니다."]
◇ 김현정> "아침 9시부터 5시간 반 이상 지금 감금돼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빨리 조치 좀 취해 주세요" 라는 채이배 의원의 목소리. 이다음에 "안 되면 창틈을 뜯어서라도 나갈 생각입니다." 이런 얘기를 했죠. 그리고 한 30분 뒤에 채이배 의원은 나왔습니다. 그사이에 경찰도 오고 소방관도 오고 왔어요.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만나겠습니다. 채 의원님, 나와 계세요?
◆ 채이배>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어제 6시간 만에 방에서 탈출하시고. 그다음에 그 난리통 벌어지던 밤에는 어디 계셨어요?
◆ 채이배> 저는 어제 계속 사개특위 회의를 개최하려는 시도를 했었는데요. 아시다시피 사법개혁특위가 열리는 회의장을 한국당 의원님들이 막아서고 또 이미 그 회의장 안에 들어가셔서 또 회의장을 장악하고. 결국 어젯밤 12시경에 제가 물리적으로 안된다는 판단을 했고 당 원내 지도부도 오늘은 힘들 것 같다고 해서 제가 어제는 집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그저께 밤에 사개특위 사보위 진행 후에 보임으로 사개특위 위원이 돼서 법안 논의를 그저께 밤에 새벽 3시 반을 넘어서까지 했었거든요. 그저께 밤에 퇴근을 못하고 국회에서 잤습니다. 그래서 몸도 너무 피곤한 데다가 하루 종일 감금돼 있었고 그래서 어제는 도저히 국회에서 밤을 또 샐 수는 없는 상태여서.
◇ 김현정> 집에 가서 눈 좀 붙이고 오셨군요. 잘하셨습니다. 낮에 벌어진 상황부터 살펴볼게요. 한국당 의원들이 몇 분이나 오신 거예요?
◆ 채이배> 계속 여러 분이 왔다 갔다 하셔서 전체적으로 한 열다섯 분 넘게 오셨던 것 같아요. 마지막에 문을 걸어 잠그고 못 나가게 하신 상황에서는 열한 분이 오셨고요. 저희 방 보좌진도 4명이 저를 보호하겠다고 들어와 있어서. 그런 상황에서 방문을 걸어 잠그고 한 몇 시간을 대치를 했었죠.
◇ 김현정> 그렇게 그분들이 몰려올 거라는 걸 알고 계셨어요?
◆ 채이배> 아니요. 제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그저께 밤에 퇴근을 못 하고 의원실에서 그냥 쪽잠을 잤거든요. 그런데 아침 일찍 한국당 의원님이 찾아오셨어요, 좀 얘기 좀 하자고. 그래서 저는 말씀 나누려고 만나기 시작했었는데 갑자기 의원님들이 하나둘씩 막 오시더라고요. 그러다가 제가 10시쯤에 나가겠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못 나간다. 그래서…
◇ 김현정> 처음에는 얘기 나누는 걸로 시작됐던 거군요.
◇ 김현정> 나가야겠다 하니까.
◆ 채이배> 그때부터 못 나가게 하셨는데 제가 그런 상황이다 보니까 법안 논의가 미뤄졌다고 하더라고요. 굳이 억지로 저도 막 강제적으로 어떻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냥 계속 말씀 나누고 그 안에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 김현정> 무릎 꿇고 사정도 하시던데요. 무릎 꿇고 저 좀 내보내주세요 하고요.
◆ 채이배> 그게 1시 넘어서 이후인데요. 1시부터 법안 논의하기로 회의 시간이 잡혔는데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저도 어떻게든지 나가보려고 힘을 썼죠. 그러면서 그때부터 몸싸움이 시작되고. 한 서너 차례 계속 저도 나가려고 시도를 하면서 몸싸움이 있었다가 그다음부터는 의원님들도 굉장히 강하게 저희 방에 있는 소파로 문을 다 막고 절대 밖에서 열리지 않게 하고. 그래서 제가 결국은 112와 119에 신고를 해서 방을 좀 나갈 수 있게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니, 112하고 119에다가 직접 휴대폰으로 신고하면서 기분이 참…
◆ 채이배> 그러니까요.
◇ 김현정> 묘하셨을 것 같아요.
◆ 채이배> 다른 분들은 진짜 감금이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거라고 강하게 말씀하시는데. 저는 다 같이 동료 의원님들이고 또 그분들도 현재 그런 자신들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를 해서 제가 이제 서로 얼굴 붉히지 않으려고 했었는데 막판에는 진짜 아예 회의 가는 것 자체를 막는 것은 너무 심해서 결국 제가 신고까지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랬군요. 신고 버튼 112, 119 누르면서는 참담하셨죠.
◆ 채이배> 네, 기분이 참… 왜냐하면 제가 통화하는 내용을 옆에서들 다 듣고 계시니까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 채이배> 민망했죠.
◆ 채이배> 물론 국회법상 임시 회기 중에 의원의 질병 등을 이유로 예외를 하고는 나머지는 안된다고 되어 있는데요. 지금 그 부분에서 해석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질병 등은 하나의 예시 규정일 뿐이고 이런 상황에 따라서는 원내 대표가 이 사보임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특히나 원내 대표 입장에서는 선거법 개정과 검경 수사권 논의, 공수처를 위한 합의문을 작성을 해 왔고 그 합의문을 저희가 의총에서 충분히 토론하고 의원들이 다 추인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추인된 내용을 또 당연히 원내 대표로서는 이행할 책임이 있는 것이고.
◇ 김현정>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지금 반대파 의원들은 말씀하세요. "사보임은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사보임은 시키지 않겠다는 걸 같이 표결한 거다." 그런 약속을 김관영 원내 대표가 하셨다는 거거든요.
◆ 채이배> 그런데 그 부분도 김관영 대표는 약속한 적 없다고 말씀하시고.
◇ 김현정> 없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 채이배> 저도 현장에서 김관영 대표가 그걸 명시적으로 말씀하신 적은 없습니다.
◇ 김현정> 채이배 의원도 못 들으셨어요.
◆ 채이배> 네.
◇ 김현정> 그러면 하태경 의원이나.
◆ 채이배> 계속 요구를 하셨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한마디로 약속하겠다, 안 한다.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은 없었고요. 제 기억에 계속 그 부분에 대해서 답변을 회피하거나 그렇게 하셨던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또 진실 공방처럼 벌어지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원내 대표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본인이 입장을 가지고 있으셔서 직접 해명할 기회가 있으면 해명하실 거라고 봅니다.
◆ 채이배>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 원내 대표의 권한은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요, 제가 보기에는. 그러니까 한국당도 그 당시에 시도를 했는데 그걸 의장이 받아주지 않은 것.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질병 등의 이유로는 예외로 허용되지만 나머지는 안된다라는 건데 그 예시 규정이고요. '질병 등'이라고 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 해석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등'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 채이배> 그렇죠. 지금은 국회의장님께서는 그 부분에 당연히 이런 합의문 이행이나 이런 부분들을 또 위에서 원내 대표가 권한 행사하는 것은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셨기 때문에 그 사보임을 허용한 것으로…
◇ 김현정> 그것은 그러니까 의장의 권한이라고 보시는 겁니까?
◆ 채이배> 예, 그렇죠.
◇ 김현정> 정세균 의장이 그때 그런 결정을 하신 것도 권한이고 지금 문희상 의장의 결정도 권한이고. 이것을 뭐라고 규정할 수 없다고 보시는 거예요? 등에 해당하는가 안 하는가는 의장 해석의 영역이다.
◆ 채이배> 그렇죠.
◇ 김현정> 아무튼 알겠습니다. 양쪽 다 입장은 알겠는데 바른미래당은 그러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 것인가? 같이 살 수 있는 겁니까, 두 파가?
◆ 채이배> 지금 저희가 패스트트랙에 대한 논의가 있기 전부터 당내 지도부 내에서 하태경 최고위원 등이 손학규 대표에 대한 반발을 하면서 당내 지도부 내 다툼이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그런데 이거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 당시에 그렇게 당의 진로 논의를 위해서 최고위원들끼리 논의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손학규 대표가 정병국 의원님에게 당 혁신위원장이든 이런 걸 맡아서 당을 쇄신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 이런 걸 요청했었는데 당시 정병국 의원님이 그 부분에 대해서 최고위원들 전체가 동의하면 내가 그런 직을 맡겠다고 하셨었어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놓고 최고위원들 간에 여러 차례 논의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좀 당의 정상화를 추진하자라고 얘기가 진행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패스트트랙이 아무튼 국면이 끝나면 제가 보기에는 다시 당의 진로를 논의하는 그런 절차들이 진행이 되어야 될 것 같고요.
◇ 김현정> 그건 희망사항이시죠?
◆ 채이배> 예. 그런데 저는 지금 패스트트랙이 딱 끝났다고 해서 지금 바른정당 출신의 의원님들이 갑자기 다 탈당해서 떠난다거나 그러지는 않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분들도 여기서 당 안에서 자신들이 또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잡아서 당을 운영하고 싶어 하실 거기 때문에 결국은 당을 전체적으로 정상화시켜야 되는 거죠. 그분들이 예를 들어서 지도부를 구성하더라도 국민의당 출신 의원님들이 있는 것이니까요. 다시 화합을 마련하겠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일단 말씀 듣고요. 오늘 다시 특위가 열린다고 하니까 어떤 결과가 있을지도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채이배> 네.
◇ 김현정>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