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를 쥔 바른미래당이 반대표 행사를 예고한 자당 소속 사법개혁특위 간사 오신환 의원에 대한 사보임(위원 교체)을 추진하자 관련 절차를 몸으로 막아선 것이다.
오전에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실을, 오후에는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이 사무처 의사과 사무실을 찾아 자리를 잡고 버텼다.
◇ 나가려는 문희상, 막아선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 60여명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오전 9시 30분쯤 의장실을 찾아 바미당의 사보임을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사보임 절차상 국회의장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희상 의장은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답했고, 한국당 의원들은 의장실을 빠져나가려는 문 의장의 앞길을 막아선 채 고성을 지르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의장을 보호하려는 국회 직원과 일부 의원이 대치하다 급기야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이은재 의원을 비롯한 몇몇은 "사퇴하세요"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결국 문 의장은 '저혈당 쇼크' 증세를 호소하다 경호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인근 병원에 입원했다.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의장실에서 1시간 30분가량 버티다 오전 11시쯤 돌아갔다. 그리고는 대치 과정에서 임이자 의원의 뺨을 두손으로 감싸는 성추행을 했다는 이유로 문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같은 당 이채익 의원은 "임이자, 결혼도 포기하고 여기까지 온 골드미스다. (얼굴을 감싼 장면은) 해외 토픽감"이라며 "저는 한없이 눈물이 났다"라고 말했다. 문 의장의 병원행은 '쇼'라고 불렀다.
◇ 들어가려는 공문, 막아선 바른정당계
또 사달이 난 건 오후 5시쯤. 국회 본관 의사과 사무실 앞에서였다.
"빨리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측 관계자가 오신환 의원 사보임 공문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대봉투를 들고 왔지만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바른정당계 패스트트랙 반대파 유의동 의원이 자신의 몸으로 사무실 입구를 막아섰고 이 관계자의 진입 시도를 손으로 밀쳐내며 '육탄 방어' 한 것. 역시 고성이 오갔다.
이후 하태경·지상욱·이혜훈·이준석 의원 등은 차례로 나타나 사무실 입구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당사자인 오신환 의원은 물론, 바른정당계 좌장 격인 유승민 전 대표도 이들과의 긴급회동을 준비하다 바로 합류했다.
혹시 원내대표 측에서 밤 중에라도 다시 찾아와 사보임 공문을 제출할까 싶어, 이를 제지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이들은 그러다 "사무실을 닫고 직원들도 퇴근하겠다"는 의사과 측 답변을 듣고 나서야 저녁 8시 30분쯤 밖으로 빠져나왔다.
유승민 의원은 "내일(25일) 아침 9시부터 사무실이 연다고 하니 충분히 빠른 시간에 와서 막아내도록 하겠다"면서 "만약 팩스 등 평소에 하지 않던 방식으로 접수한다고 하면 어처구니없겠지만 그럴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선거법 등을 담은 패스트트랙 의결이 예정된 25일에는 국회에서 더욱 격렬한 갈등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경우 패스트트랙이 지정되는 즉시 장외로 나가 가두집회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