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미혁(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안인득의 폭력행위에 경찰출동을 요청한 신고는 2018년 9월 26일부터 지난 3월 13일까지 모두 8건이었다. 특히, 3월 3일부터 13일까지 열흘사이에만 5건이 집중됐다.
이 가운데 녹취파일 보존기간(3개월)이 경과한 신고 2건을 제외하고 6건의 신고 녹취록이 확인됐다.
녹취록에는 '안인득 공포'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다급함이 반복적으로 담겨있었지만, 경찰의 응대가 미흡했던 부분이 확인된다. 또 출동을 한 후에도 대부분 '계도 후 현장종결'처리했고, 술집에서 망치를 휘두른 안인득을 다음 날 풀어주기도 했다.
◇ 녹취록 첫 번째, "아랫층 사람 지금 내려오고 있어요"
이 주민은 지난해 9월 안인득으로부터 아파트 출입문에 오물칠을 당했던 윗집 주민이다.
공포에 질린 이 주민은 빨리 와 줄 것을 호소했지만 경찰은 "빨리 가는 것도 좋지만 내용을 알고 가야 한다"고 응대했다.
(112) 네 경찰입니다. 말씀하세요.
(신고자) 여기 가좌동 주공3차 아파트에
(112) 주공 3차요?
(신고자) 네네 지금 좀 빨리 와주세요.
(112) 가좌주공 3차 몇 동, 몇 호에요?
(신고자) 303동에요
(112) 가좌주공 303동
(신고자) 앞에 있어요
(112) 3동 단지 안입니까?
(신고자) 예예
(112) 가좌주공 303동에 무슨 일 인데요? 무슨 일 입니까?
(신고자) 아니, 층간 문제 때문에 그렇기는 한데 지난번에 그 우리집 앞에 오물 뿌리고 가서 제가 신고한 적이 있기는 한데, 방금 출근을 하는데 우리집 바로 아래층의 남자가 계란을 던지고 그렇게 하면서 나한테 폭언을 퍼 붇고 지금 만나기로 했는데 지금 와야 되요. 지금 불안해서 못 살아요
(112) 아랫 집 사람입니까?
(신고자) 아랫 집 사람이요.
(112) 아랫 집 사람이 지금 찾아...
(신고자) 지금 좀 빨리 와주세요.
(112) 아니, 여보세요.
(신고자) 예
(112) 경찰이 내용을 알고 가야 되요. 빨리 가는 거 좋은데 알고 가야죠..지금 그 사람이 찾아오기로 했다 이런 말입니까 와있다는 말입니까.(신고자) 지금 내려오기로 했는데요.
(112) 지금 찾아가고요?
(신고자) 지금 밑에 오는 데 계란을 던지고 준비를 한 것 같아요. 욕을 하고 그래요.
(112) 지금 찾아온다고 말을 했단 말이죠?
(신고자) 예 밑으로 내려온다고 얘기했는데, 내가 관리사무소 쪽으로 신고를 했는데 무서워서 못 하겠어요.
(112) 303동 앞에서 만나보세요. 303동 앞으로 가 볼께요.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안인득이 신고내용을 인정했고, 신고자가 차후 같은 일이 벌어지면 재신고 하기로 했다'며 '현장종결'처리했다.
◇ 녹취록 두 번째, "오물 뿌려져 있어요"
이번에는 집 앞에 오물이 뿌려져 있다는 신고였다. 주민은 안인득을 의심했지만 경찰은 'CCTV 설치 상담'을 하고 역시 '현장종결' 처리했다.
◇ 녹취록 세 번째, "눈 풀린 채 시비 걸어요"
안인득이 출근길 주민들에게 시비를 거는 등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였다. 그러나 경찰은 "마약했는지 어떻게 아냐?"고 반응했다.
(112) 긴급신고 112입니다.
(신고자) 여보세요.
(112) 네 말씀하세요.
(신고자) 네 가좌주공 3차입니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112) 가좌주공 3차요... 3차 303동 말씀하시는 거 맞으세요?
(신고자) 네 여기 마약한 놈이 있는 거 같은데
(112) 3차 몇 동 입니까?
(신고자) 네? 303동 303동 앞에 서 가지고 있습니다.
(112) 303동 앞에요. 그걸 본인이 어떻게 아십니까? 마약 했는지를...
(신고자) 아니 모르겠어요. 아침에 시비를 걸고 ×××(욕설)가 눈깔을 쳐다보니깐 풀려가 있고...
(112) 말씀을 좀 헷갈리게 말씀하시는데 본인한테 행패를 하는 겁니까?
(신고자) 행패도 행패고 아침에 출근하는데 시비를 걸 길래 쳐다보니깐 이게 뭐 (마)약 한거 아니면 이러지 않을 것 같아서...
(112) 이유 없이 시비 건다 이 말씀 아닙니까? 그걸 가지고 마약했다고 주장을...
(신고자) 아니 주장을 하는건 아니고 그런 것 같아요.
(112) 저희가 출동은 하는데 괜히 오해를 살 요점이 있으면 안 되는거니깐...그래서 근거가 있는 건지 물어 보는 거예요.
(신고자) 아니 뭐 그냥 시비를 걸어서 전화를 했어요.
(112) 가좌 3차 303동 앞에요.
(신고자) 예예
(112) 예 지금 출동 하겠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도 '상호간에 욕설만 하고 폭행 등 피해사실 없어 계도 후 현장종결'했다.
◇ 녹취록 네 번째, "망치를 휘둘러요"
불과 이틀 뒤인 3월 10일 오후 10시 20분.
이번에는 호프집에서 안인득이 망치를 휘두르며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였다. 출동한 경찰은 안인득을 현행범으로 체포지만, 다음 날 피해자와 합의가 됐다며 안인득을 풀어줬다.
◇ 녹취록 다섯 번 째, "또 오물 뿌려요"
이틀 뒤인 3월 12일 오후 8시 46분, 안인득의 폭력에 시달려온 윗집 주민이 또 다시 신고를 했다. 경찰이 시키는대로 CCTV를 설치했는데, 안인득이 다시 오물 뿌리며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였다.
이날도 경찰은 '발생보고(형사과 인계)'만 하고 종결했다.
◇ 녹취록 여섯 번 째, "집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어떻게 해야 됩니까"
(112) 긴급신고 112입니다.
(신고자) 여보세요?
(112) 네
(신고자) 여기 가좌주공 3차 303동 ×××호 인데요.
(112) 가좌주공 3차 303동 ×××호요?
(신고자) 예
(112) 무슨 일이십니까?
(신고자) 아 어저께 제가 경찰 접수를 해가지고 아랫집 때문에요. 그래가지고 오늘 전화기를 안가지고 내려왔는데.. 이게 남 전화기인데 내려오자마자 욕을 하고 해서 집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지금 이거 어떻게 해야 됩니까?
(112) 신고자 분 지금 303동 앞에 있다는 말씀이세요?
(신고자) 아니요 관리사무실 옆에 경비실에 있어요.
(112) 지금 경비실은 몇 동쪽에 있습니까?
(신고자) 304동요.
(112) 304동이요? 304동 앞으로 경찰관이 출동을 할거구요 지금 그 상대방분은 같이 있습니까?
(신고자) 아니요? 욕을 하고 따라 오더니만 제가 경비아저씨를 만나가지고 전화를 하니깐 어디 갔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저 집에 못 올라가겠어요. 우리 아랫집이 되 가지고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입니까?
(112) 신고자분 집은 303동 ×××호라는 말씀이신거구요?
(신고자) 네네
(112) 경찰관이 지금 출동을 할거고 전화는 지금 빌려서 전화를 주신다는 거예요?
(신고자) 예 경비아저씨 전화요.
(112) 아 그러면 저희가 304동 앞에 있는 관리실로 갈테니깐 이동하지 말고 좀 기다려 주세요.
(신고자) 네.
경찰은 이 사건 역시 '폭행 등 사실 없고, 욕설만 하여 계도 후 현장종결'했다.
경찰은 진주 사건에 대한 경찰의 대응을 두고 진상 조사를 벌여, 그 결과에 따라 책임지고 사과하기로 한 상태다.
권미혁 의원은 “이번 사건을 통해 자.타해 위험이 큰 중증정신질환자 관리에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정부 차원의 좀더 촘촘한 관리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