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혜훈(바른미래당 의원)
이렇게 결정이 나자 반대 연판장 돌렸던 9명 의원들 기억나시죠? 그중에 이언주 의원은 탈당 선언했고요. 유승민, 이혜훈, 하태경, 지상욱, 오신환 의원 등등등 8명의 의원들은 모여서 향후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자괴감이 든다. 당의 진로를 고민하겠다."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어떤 대응책을 논의했을까요.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 만나보겠습니다. 이혜훈 의원님, 안녕하세요?
◆ 이혜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선 12:11. 1표 차이로 이 합의안이 추인됐다. 이건 당론이다라는 게 김관영 원내 대표 말인데 당론이라는 건 인정하십니까?
◆ 이혜훈> 아니요. 인정 아니고요. 그건 합의를 깨는 겁니다. 일단 당론은 저희 당의 헌법이 있습니다. 당의 헌법 54조에 당론을 결정하는 기준이 나와 있어요. 거기에는 재적 의원 3분의 2의 찬성이 있어야 합니다. 이걸 잘 알고 있는 그분들께서도 계속 당론 결정 과정을 밟지 않으려고 기를 썼어요. 그래서 저희들은 이건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반드시 당론 결정 과정을 거쳐야 된다는 게 어제 4시간 의총 내내 주장했던 건데 그분들은 3분의 2를 못 얻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계속 다수결로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다수결 표결을 밀어붙일 때 분명히 저희들이 요구를 했습니다. 이게 만약에 다수결에 부쳐서 귀하들이 이긴다고 하더라도 이건 분명히 당론이 아닌 건 인정하느냐. 당론이 아니라는 걸 인정했어요. 그래서 세 가지 전제 조건에 대해서 약속을 했습니다. 첫 번째 당론 아니다. 두 번째 당론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강제할 수 없다. 그다음에 세 번째 그렇기 때문에 당론이 아니니까 강제를 못 하니까 자기들 결정에 반하는 의원이 있다 하더라도 사보임 절대 못 한다. 이 세 가지를 약속을 하고 표결에 들어갔습니다.
◇ 김현정> 당론 아니다라고. 그러니까 당론은 아니지만 다수결로 추인은 되는 거다, 이걸 말씀하시는 거죠?
◆ 이혜훈> 아주 묘한 꼼수인데요. 당론은 아니지만 그래도 당이 추인을 할지 말지 결정은 해야 되는 거니까 당의 결정을 다수결로 정하겠다. 이런 꼼수예요.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그런데 일각에서는 그렇게 얘기해요. 어쨌든 표결 자체에 참가를 안 하셨으면 모르는데 참여해서 표를 던졌기 때문에 반대하시는 의원들도 이 결과에 승복하셔야 되는 거 아니냐.
◆ 이혜훈>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당론도 당헌 54조를 보면 당론도 재적 의원 3분의 2라는 아주 굉장히 엄격한 요건을 충족시켜서 결정되는 심지어 당론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소신이나 양심 등등의 이유로 당론을 따르지 아니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건 당론 결정 과정도 따르지 않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제로 이건 당론도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의원에게도 강제할 수 없다. 이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승복하라 마라. 이걸 강요할 수 없다. 이 말씀이에요. 12:11 아니라 뭐가 나왔어도. 이제 패스트트랙에 올리기까지 남은 절차는 앞에서 저희가 브리핑도 했습니다마는 사개특위, 정개특위 의원들 표결이에요. 바른미래당에서는 오신환, 권은희. 두 의원이 여기 대표로 가 있는데 보통은 이렇게 당에서 뭔가가 정해지면 이 의원들은 이 당에서 정해진 대로 투표를 하기 마련인데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 오늘 새벽에 SNS에 올렸습니다. '나는 내 소신대로 거기 나가서 반대표 던지겠다.' 이렇게 입장을 내놨어요. 알고 계세요, 의원님?
◆ 이혜훈>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신환 의원은 처음부터 반대였기 때문에 본인들이 여태까지 주장해 온 반대. 심지어 수많은 언론 인터뷰나 등등에 공개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힌 의원들이 그 입장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혹시 이런 결과가 올까 봐 수없이 당 지도부에게 표결에 들어가기 전에 이건 당론 아니다, 강제할 수 없다. 그래서 본인들 결정에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사보임 절대 없다. 이 약속을 수없이 받고 표결한 거예요.
◇ 김현정> 지금 오신환 의원이 만약 거기에서 반대표를 던져버리면 지금 패스트트랙 합의하고 각 당의 추인받은 모든 것이 무의로 돌아가는 상황이라.
◆ 이혜훈> 다 물거품이 되어버리죠.
◇ 김현정> 다 물거품이 되죠. 오신환 의원의 그 표결이 너무너무 중요한 표결인데 오신환 의원은 반대표 던지겠다. 이렇게 됐기 때문에 이건 제 생각입니다마는 김관영 원내 대표가 25일 그 표결 전에 사보임 하겠다. 즉 의원, 선수 교체하겠다. 오신환 의원 교체하겠다라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거든요. 그럴 경우.
◆ 이혜훈> 정말 이건 진짜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렇게 약속하고 합의하고 당의 그 절대로 사보임 않겠다는 걸 약속해야만 표결에 들어가겠다고 수없이 논의가 있었기 때문에 그걸 다 약속하고 표결에 들어갔던 일인데 그걸 만약에 바꾼다면 정말 그건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 김관영 원내 대표 측을 아직 모르겠습니다. 입장 모릅니다마는 원내 대표 측에서는.
◆ 이혜훈> 그런데 그런 일을 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지난번 의총에서도 보면 바른미래당이 내놓는 우리 공수처법 타협안, 우리의 대안, 바른미래당의 대안이 여야 합의안으로 결론이 나지 않으면 다시는 당론이다 뭐다 당에 와서 그거 들고 얘기하지 못하는 걸로 이미 결론을 내려서 보냈거든요. 그랬는데 저희 당의 안과 전혀 다른 합의안을 가져왔잖아요, 어제. 그래서 지난번 의총 합의에 의하면 이건 그때는 당론으로 결정을 한 거예요. 우리가 주는 공수처 합의안. 소위 말하면 야당이 반대하면 기관장 임명 못 하고 기소권과 수사권은 완전히 분리하는 거. 그거 두 가지가 관철이 돼야만 된다. 그럼 당론이다. 그런데 그게 관철이 안 된다면 다시는 당론 자체를 묻는 것을 할 수 없다. 이게 마지막 최후의 통첩이다. 이렇게 결론 내려서 보냈는데 우리 당 안이 관철되지 않은 전혀 다른 엉뚱한 안을 어제 갖고 왔기 때문에 지난번 의총 합의에 의해서 이번 의총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게 반대하는 의원들의 주장이었던 게 원리적으로 맞는 거고.
◆ 이혜훈> 안 하겠다고 한 것을 뒤집을 가능성도 있죠. 왜냐하면 지금 계속 약속을 깨고 있어요.
◇ 김현정> 만약, 만약 그런 결정을 원내 대표가 하면 그때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반대파 의원들?
◆ 이혜훈> 그냥 기가 막히는 거죠. 그런데 이 문명 사회에서 저는 법을 어기고 불법을 하겠다는 사람이 나오면 정말 참 대책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당이 이 상태로 존립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 김현정> 정말 그때는 그런 행위를 정말 하시면 그건 정말 끝이다.
◆ 이혜훈> 정말 모든 것을 다 원점으로 돌리는 행위가 되는 거죠.
◇ 김현정> 원점으로 돌린다는 이야기는 그러면 원래 따로따로였던 그 원점으로 가는 행위다라는 말씀이신데.
◆ 이혜훈> 꼭 막 그 뜻만 있다기보다는 어쨌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어요, 원내 대표 측에서는. 4당이 합의하고 추인까지 당에서 받은 그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오신환 의원 하나의 표결 때문에 다 물거품이 되는 거는 이건 도리가 아니지 않느냐, 민심이 아니지 않느냐.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혜훈> 무슨 말씀을요.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 기관입니다.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양심과 철학과 소신에 의한 표결, 결정이 존중돼야 하고요. 그런 가능성을 다 보고 있었기 때문에 어제 그 논의도 수없이 됐습니다, 의총에서. 오신환 한 사람이라고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사개특위 소속된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결정에 대해서 당이 어떤 강제도 할 수 없다는 걸 수없이 약속을 했는데 그런 얘기를 하시면 정말 이건 문명 사회 일원이 아니죠.
◇ 김현정> 입장이 분명하시네요. 하여튼 이렇게 되면서 지금 유승민 의원도 계속 아끼다가 어제는 입을 열었습니다. "자괴감 든다. 당의 진로를 고민하겠다." 이혜훈 의원님. 솔직하게 지금 심리적으로는 이미 결별 상태 아닙니까? 솔직하니 얘기해서.
◆ 이혜훈> 저희들의 속내나 이런 소회 이런 것은 저희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결정한 후에 말씀드릴게요.
◇ 김현정> 제가 왜 여쭙냐면 사실 부부도 보면요. 심리적으로는 결별이어도 물리적으로는 참고 사는 경우가 있고 심리적으로 결별하고 물리적인 결별, 이혼까지 실행하는 경우도 있고. 각각이 다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쪽을 지금은 더 가깝게 택하실 건가가 좀 궁금해서요.
◆ 이혜훈> 당이 지금 굉장히 어렵습니다. 문제가 생겼죠. 그런데 우리 집으로 치면 리모델링 적당히 해서 다시 돌아가게 할 수 있는 수준이 있고 완전히 허물고 새 집을 짓는 재건축이 아니면 답이 없는 그런 상황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후자 아닐까 싶어요.
◇ 김현정> 리모델링으로 되는 수준은 아니다, 그 말씀.
◆ 이혜훈> 그래가지고는 지금 이 당이 국민들 앞에 과연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리모델링은 어렵지 않냐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재건축의 시점은 언제로 보세요?
◆ 이혜훈> 의논해 봐야죠.
◇ 김현정> 의논해 보겠다. 총선은 이제 내년입니다. 이언주 의원은 이미 어제, 어제 즉각적으로 탈당 선언을 한 상태고. 좀 재건축 시점이 임박해 오고 있다는 느낌은 드세요?
◇ 김현정> 그런데 문제는 현실적인 문제인데 당을 갈라서고 싶어요. 당이 이제 갈라서도 싶어도 내가 먼저 집을 나가느냐, 반대편이 먼저 집을 나가느냐. 이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거든요. 누가 나가고 누가 집을 지키느냐. 이게 현실적인 문제 맞죠?
◆ 이혜훈> 이런 어려운 일이 생길 때는 항상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순리인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국민의당하고 바른정당이 통합을 했던 작년 1년 전의 시점으로 돌아가면 합리적 중도와 개혁적 보수가 당을 같이한다. 이게 합의가 됐고 당의 헌법에도 그렇게 규정했습니다. 그런데 통합을 그렇게 합의해서 했는데 합의하고 통합을 하고 나서 보니까 뭐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나오냐면 우리는 진보인데 중도 빼고 보수와 진보의 결합으로 바꿔달라. 계속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잘 아시겠지만 보수와 진보는 서로 각기 다른 방향을 달리는 2개의 말이라고 볼 수 있는데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말 두 마리를 동시에 끌고 갈 수 있습니까? 불가능하죠, 한 집에 있기는. 정당을 어떻게 보수와 진보가 같이합니까? 영남과 호남이 같이하고 이러는 거죠. 그래서 이 한 당을 하기 어려운 분들이 계시는데 그런데 원래 합당의 정신이 타당하고 거기에 동의하시는 분들이 남는 거고 그 합당의 정신을 부정하시는 분들은 나가시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분들은 나가시는 거다. 이혜훈 의원은 지키시는 거군요.
◆ 이혜훈> 네.
◇ 김현정> 그쪽을 얘기하시는 거예요. 반대하시는 분들이 나가셔라. 국민의당에서 오신 분들이 나가셔라. 지금 그 말씀하시는 거예요.
◆ 이혜훈> 아니요. 국민의당 전체가 아닙니다. 몇 분이에요.
◇ 김현정> 몇 분이에요? 알겠습니다. 지금 사실 이 문제, 패스트트랙 전에도 손학규 대표가 재보선 책임지고 나가라, 말아라, 안 된다, 대안이 있냐. 여러 가지 얘기가 있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짧게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혜훈> 임계점을 점점 넘는 것 같습니다. 보궐 선거 참패로 불만이 터져나왔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는 사과, 반성 이런 거 한마디 없었고 그다음에 전혀 비전 제시해서 다음 총선 어떻게 하겠다. 이런 그림을 제시하지를 못했어요. 설득도 없었습니다. 그러고 있는 상황에서 어제 사태가 터졌기 때문에 이게 완전 불 난 집에 기름 부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확인하죠. 고맙습니다.
◆ 이혜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