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하희봉 변호사(수감인 사위)
<미얀마 교도소에 갇혀 있는 아버지를 구해 주세요.>
4월 현재 낮더위가 41도까지 올라간 미얀마 양곤. 두 달이 넘도록 제 아버지를 포함한 한국인 2명의 직원들이 악명 높은 인세인 교소도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가족들이 미얀마로 면회 갈 때마다 두 분의 피부는 점점 어두워지고 몸은 말라갑니다. 손바닥만 한 창문에 선풍기는커녕 침대조차 없는 바닥에서 주무신 지 2개월. 수없이 모기가 물어뜯고 피부가 갈라져도 로션조차 넣어드릴 수 없고 음식을 넣어드려도 2-3일이 걸려서 다 상해 도착합니다. 그러나 가족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열악한 교도소 환경이 아니라 두 분이 억울한 혐의로 갇혀 있다는 점입니다.
억울한 혐의로 미얀마의 지옥 같은 교도소에 갇혀 있는 한국인. 이게 무슨 말일까요? 저희가 이 호소문을 올린 가족, 하희봉 씨를 직접 연결해 놨습니다. 들어보죠. 하희봉 씨, 안녕하세요?
◆ 하희봉> 안녕하세요. 하희봉입니다.
◇ 김현정> 현직 변호사시네요?
◆ 하희봉> 네, 맞습니다.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수감되신 분하고는 그러면 어떤 관계이신 거예요?
◆ 하희봉> 저는 수감된 분 중에서 시공사 현장 소장님 사위입니다. 가족들 공식 입장을 지금 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미얀마 교도소에 수감된 분의 따님이, 딸이 호소문을 올린 거고 하 변호사님은 남편 되시는 거군요,
◆ 하희봉> 맞습니다. 저는 남편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일단 아버님이 오늘로서 얼마나 미얀마 교도소에 갇혀 계시는 거예요?
◆ 하희봉> 75일이 됐고요. 오늘로서 두 달 반 동안을 교도소에 계셨습니다.
◇ 김현정> 두 달 반 동안. 그런데 지금 사위가 변호사시면 법률적으로 할 수 있는 걸 개인적으로 많이 해 보셨을 텐데. 조력을 드릴 수 없는 상황인 건가요?
◆ 하희봉> 제가 한국 변호사이기 때문에 미얀마에서 진행되는 재판에 직접적인 도움을 드릴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이 많이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만 들으신 분들은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 하실 거예요. 우선, 아버님은 건설 현장의 소장으로 미얀마에 가계신 거였군요?
◆ 하희봉> 맞습니다. 한국 건설 회사 시공사 소장으로 공사 건설 현장에 가 계셨습니다.
◇ 김현정> 처음에 한국 업체가 미얀마에다 아파트를 지으면서 미얀마 현지 업체하고 계약을 맺습니다. 그러니까 이 계약의 갑은 아버님이 속한 한국 업체 쪽이고 을은 미얀마 업체인 거죠.
◆ 하희봉>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을인 미얀마 업체가 부당한 요구를 하는 바람에 한국 업체가 계약을 해지했어요.
◆ 하희봉> 네.
◇ 김현정> 어떤 부당한 요구들을 한 건가요?
◆ 하희봉> 오간 이메일을 살펴보면 현지 업체에서 공사를 지연하고 방해를 했고 그런 시비를 여러 번 건 정황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현지 업체는 공사비를 먼저 선금으로 요구하다가 시행사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우기에 양수기 사용을 막았습니다. 이 때문에 공사 현장에 물이 찼고 그로 인해서 지반 침하가 생겼습니다. 시공사가 현지 업체에 공사 시정 공문을 보낸 게 150여 통이 넘는다고 합니다.
◇ 김현정> 시정 공문만 150여 통.
◆ 하희봉> 맞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니, 계약을 했다가 해지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에 발생했네요?
◆ 하희봉> (한국 업체가 미얀마 업체에) 공사 해지 계약을 통보하고 일주일 간 현장 자재랑 타워크레인 등을 철거하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 하희봉> 네, 맞습니다. 가져가라고 요청을 했는데 현지 업체가 현장에서 자재를 치우거나 설비를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로 시행사가 현지 로펌에 법률 자문을 받았는데요. 현지 업체가 두고 간 물건을 처분해도 좋은지에 대해서 받은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한국 업체 측에서 미얀마 업체하고 계약 해지했는데 미얀마 업체가 통 물건을 안 치운다. 우리가 이걸 우리가 임의로 치워도 되겠습니까 하고 미얀마 법률 회사에다가 자문을 구하니 뭐라고 했대요?
◆ 하희봉> 버려진 물건이고 회사 사이의 계약 내용에 따르더라도 두고 간 물건을 처분을 할 수 있으므로 물건을 처분해도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시공사에서 자재를 치우도록 한 것이죠.
◇ 김현정> 그 자재 하도 안 빼니까 치웠는데 그다음에 어떻게 된 거예요?
◆ 하희봉> 그다음에 현지 업체가 경찰에 이 건을 절도죄로 고소를 하게 됩니다, 현지 경찰에게요.
◇ 김현정> 거기 현장 소장이 우리 물건을 마음대로 처분했다. 이거는 절도다, 훔쳐간 거다, 이렇게?
◆ 하희봉> 네, 맞습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고소가 이루어졌고 관계자들 조사가 이어지던 중에 현지 부경찰서장이 공사 현장에 찾아왔는데요. 그때 아버님께서는, 부경찰서장이 협의할 게 있어서 원만하게 해결을 하기 위해서 찾아왔다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부서장은 아버지와 한국인 현지 시행자 두 분에게 "잠시 산책 가자."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부경찰서장, (그러니까) 경찰이 와가지고 잠시 산책 가자.
◆ 하희봉> 그래서 그 말을 듣고 두 분이 부서장 차에 탔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부서장은 잠시 산책 가자는 말과는 달리 차를 경찰서로 몰아갔고요. 거기서 긴급 체포를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경찰서에 가서 잠시 조사를 받으시죠.” 이게 아니라 산책 가자고 해서 경찰차가 아니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다음에 경찰서로 데려갔다. 이 말씀이에요?
◆ 하희봉> 맞습니다.
◇ 김현정> 이게 뭐 법률적으로 어떤 게 맞느냐, 옳으냐 그걸 떠나서 체포 과정도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이었네요.
◆ 하희봉>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지금도 아버님께서 많이 억울해하고 계시고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긴급 체포가 된 뒤에는 어떻게 되셨어요?
◆ 하희봉> 그래서 영문도 모르고 유치장에 갇혀 계시다가 다음 날 바로 구속 영장이 발부되고 교도소에 수감되셨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럼 그렇게 산책 가자고 해 가지고 체포한 후에 내리 75일을 교도소에 계시는 거예요, 지금?
◆ 하희봉> 맞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중간에 나올 수 있는 방법도 없고 보석 신청도 세 차례나 했는데 번번이 불허 당했고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가족 측에서는 미얀마 현지 업체. 그러니까 계약 파기하고 자재 안 뺐던 그 현지 업체와 경찰 간에 유착이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의심도 하신다고요?
◆ 하희봉> 맞습니다. 총 3차례 미얀마에 가서 직접 재판을 방청을 했는데요. 앞서 말한 부서장이, 호송 업무를 맡은 사람도 아닌데 재판 날마다 법원에 와서 재판이 잘 진행되는지 보고 가고 또 법원 유치장에 있는 두 분과 구속된 미얀마인을 만나서 은근히 겁을 주고 돌아가곤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산책하자고 하고 데려간 것도 이상하고 그 후에 벌어진 정황들도 살펴보면 경찰과 미얀마 현지 업체 간에 유착도 의심되는 상황. 법률가시니까 법적인 부분도 꼼꼼히 체크를 하셨을 텐데. 이게 절도죄가 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고 보시는 거죠?
◆ 하희봉> 계약 내용을 확인해 보니, (그리고) 물건을 가져가라고 충분히 기한을 줬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 아니다. 저는 이렇게 판단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법적으로 봐도 그렇고 체포 과정을 봐도 그렇고 하여튼 억울하게 인세인 교도소라는 곳에 아버님이 갇히게 되신 건데요. 인세인 교도소라는 곳이 또 유명한 곳 아닙니까? 아웅 산 수지 여사가 갇혔던 그곳인데 환경이 열악해서 유명한 곳이에요. 환경이 열악해서 유명한 곳이에요. 가보셨죠?
◇ 김현정> 그러니까 바깥에서 그냥 재는 온도가 41도라는 말씀이시죠.
◆ 하희봉> 맞습니다.
◇ 김현정> 그 바깥 기온이 41도면 그 조그마한 감독의 방안은 훨씬 더 덥다는 이야기인데.
◆ 하희봉> 창문이 손바닥만 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밤에 그거 때문에 더워서 잠이 안 올 지경이라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손바닥만 한 창문에 의지해서 두 달을 버티셨단 말이에요.
◆ 하희봉> 네, 맞습니다. 저희가 청원 내용에도 썼지만 면회 갈 때마다 두 분 피부가 점점 어두워지는 게 보였어요. 그러니까 피부가 점점 타고 있는 거죠. 그리고 몸도 많이 마르셨고요. 그다음에 음식을 넣어드려도 직접 바로 음식이 도착을 하는 게 아니라 한 곳에 모아놨다가 2, 3일 정도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 땡볕에.
◇ 김현정> 그러니까 다 상해서 먹을 수도 없게 도착한다는 말이군요.
◆ 하희봉>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물 같은 건 잘 조달이 된대요?
◆ 하희봉> 수돗물 같은 건 먹기는 어렵고 생수를 사먹어야 되는데 그 부분도 어려움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 김현정> 이게 지금 이렇게 전해 듣는 것 이상으로 굉장히 열악한 곳으로 알려져 있어요, 인세인 교도소.
◆ 하희봉>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쭉 말씀을 들어보면 억울한데 하소연도 못 하고 법적으로 지원도 못 받고 그냥 감옥에 갇혀 있어야 되는 상황. 이게 말이 안 된다는 하소연이신 건데. 재판이 되고는 있습니까? 미얀마 쪽에 얘기해 보셨을 거 아니에요, 가족들이?
◆ 하희봉> 2월 22일에 첫 재판이 있었고 지금까지 재판이 7차례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얀마에서는 재판 진행할 때 우리나라랑 달리 외국인이 재판을 받아도 통역이나 이런 걸 지원을 안 해 주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재판받는 사람이 외국인인데 그냥 미얀마어로 진행을 해요?
◆ 하희봉> 네, 재판 가게 되면 재판 내용을 구속되신 분들한테 실시간으로 전달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 김현정> 사실상 원활하게 문제 제기 현장에서 하고 답변하고 이게 안 된다는 말씀이에요. 굉장히 일방적인 불리한 재판을 치르고 있다. 이 말씀이시네요.
◆ 하희봉>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가족 측이 바라시는 건 뭡니까. 이렇게 호소문까지 올리신 이유.
◆ 하희봉> 이 문제를 저희 가족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이 문제에 있어서는 정부가 나서서 미얀마 정부에 이런 피고인들이 억울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좀 알려주고 최소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실 수 있도록.
◇ 김현정> 불구속 상태라도.
◆ 하희봉> 맞습니다. 그렇게 좀 조치를 취해 주시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외교부가 그런데 도움을 주고 있는 거 아닌가요? 손떼고 있는 겁니까?
◆ 하희봉> 아닙니다. 현지 주미얀마 한국 대사관에서 영사님과 대사님이 많이 도와주고 계신데요. 그럼에도 불구속 재판이나 이런 것들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좀 더 구체적으로 불구속 재판이나 이런 것을 결정을 해 주기를 부탁을 드리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우리 국민이 외국에 나가서 단 한 명이라도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되죠. 그런데 지금 보니까 억울한 면들이 있어요. 있는데 재판조차도 또 불리한 상황에서 진행이 되고 있다니까 관심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미얀마에서 좋은 소식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인세인 교도소에 갇혀 있는 아버지를 구해 달라 호소하고 있는 가족. 가족의 대표. 사위세요. 하희봉 변호사 만났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