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2009년 7월부터 최근까지 지리산국립공원 내의 구상나무 생육실태를 조사한 결과, 세석평전의 구상나무 숲이 지리산 내 다른 곳에 비해 어린나무가 활발하게 자랐다고 21일 밝혔다.
해외에서 '크리스마스 나무'로 불리는 구상나무는 소나무과 식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이며 주로 해발 1500m 이상의 고지대에서만 자생한다.
지리산 전체의 구상나무 서식지는 4180ha로 그 면적이 축구장 6000개에 달하지만, 최근 반야봉, 영신봉, 천왕봉을 중심으로 1ha 당 50여 그루 가까이 구상나무가 고사하고 있다.
공단은 2017년부터 구상나무 고사목의 나이테를 분석한 결과 봄철 가뭄 등 기후변화 따른 생육 압박이 누적돼 고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직경 5㎝ 이하의 어린 고산나무 개체수가 세석평전에서 서쪽으로 0.7㎞ 떨어진 영신봉은 160여 그루, 11.6㎞ 떨어진 반야봉은 250여 그루, 북동쪽으로 2.2㎞ 떨어진 장터목은 210여 그루, 2.8㎞ 떨어진 제석봉은 70여 그루 등에 그쳤다.
반면 유독 세석평전 일대에는 어린나무 개체수가 1ha 당 평균 1천여 그루에 달해 제석봉보다 무려 14배나 많았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남서쪽으로 4㎞ 떨어진 곳에 있는 세석평전은 해발고도 약 1500~1600m에 있는 산악지역이다.
이 곳은 경사도 15~20도의 완경사지로 지난해 평균기온은 약 5.8도다. 총 강우량은 2974mm으로 개울이 흐를 만큼 수량이 풍부하다.
오장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앞으로 구상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생육조건을 찾기 위해 세석평전, 제석봉 등 지리산 일대의 구상나무 숲에 대한 각종 정보를 비교하는 조사·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