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오늘 제 소중한 친구이며 '형님'인 문재인 대통령님과 존경하는 김정숙 여사님께서 이 뜻깊은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 함께해 주셔서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에서는 통상 양국 정상간 우의를 강조하는 외교적 수사는 많지만, '형님'이라는 용어까지 쓰면서 자신을 낮추고 상대국 정상을 올리는 표현은 흔치 않다.
그만큼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한국 사랑과 문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1957년생으로 1953년생으로 문 대통령보다 네 살 적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1월 국빈방한 당시에도 문 대통령과 국립중앙박물관 관람을 마친 뒤 "한국에 와서 형님과 친구를 얻어서 매우 좋다. (문 대통령을) 아주 오래 안 것 같은 느낌"이라며 친근감을 표한 바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국빈방문 기간 3박 4일 일정 거의 대다수를 함께하며 극진하게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국 정상이 함께 찾은 한국문화예술의 집은 고려인 동포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문화센터로, 우즈베키스탄 내 고려인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은 물론 양국간 우호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개관식에서는 과거 연해주에 살던 한인들이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과 함께 고려인들이 우즈베키스탄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어려운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담은 짧은 공연도 상연됐다.
문 대통령 내외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내외와 행사장으로 이동해 테이프커팅을 함께하며 한국문화예술의 집 개관을 알렸다.
이어 양 정상 내외는 한국문화예술의 집 개관을 기념하는 전시회를 관람했다.
전시된 한국 독립운동가 초상화를 관람하는 중 문 대통령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에게 안중근 의사의 초상화를 가리키며 "한국 독립운동의 최고의 영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1세대 고려인은 독립운동의 역사를 잘 알지만 그다음 세대는 모를 수도 있다"며 "이 그림들을 통해 다음 세대들이 독립운동을 잘 알 수 있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아시아 전체를 봐도 우즈베키스탄에 가장 많은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다"며 "한국문화예술의 집은 고려인 만남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전적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준공식과 개관식에 참석해주시니 그 고마움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진 연설에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한국 속담이 생각난다"며 "우리가 공동으로 이런 탑을 세웠기 때문에 (한국문화예술의 집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인들은 근면성과 생활력, 강력한 의지로 정서와 가치관이 같은 우즈베키스탄 민족과 한 가족이 돼 우즈베키스탄을 제2의 고향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한인이 우즈베키스탄 발전에 기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 4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문화예술의 집은 지난 2014년 양국 정상이 건축하기로 합의한 뒤 2016년 5월에 기공식을 하고 지난해 11월 준공됐다.
3만㎡의 부지에 지어진 6063㎡ 규모의 복합 문화시설로, 공연장, 대연회장, 소연회장, 사무실, 전시장 등으로 구성됐다.
건축 과정에 한국 정부가 103억원가량의 건설비를 부담했고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건축 자재를 염가로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사를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