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독은 19일 열린 대한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장 김진희) 결정으로 '1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징계는 결정 직후부터 효력을 발생하기 때문에 김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으로 직무가 정지됐다.
그러나 김 감독은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징계일로부터 '7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김호철 감독이 재심 청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지 않는 이상 오는 26일까지 청구 여부를 기다려봐야 한다.
김 감독이 재심을 청구하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60일 이내'에 회의를 열어 심의하게 돼 있다.
현행 체육회 스포츠 공정위 규정상 '기존 징계를 존중하되 징계가 심히 부당하거나 위법한 경우에는 가중 또는 감면 할 수 있다'고 돼 있어 감 감독의 1년 자격정지 징계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가 '증거 우선'을 원칙으로 김 감독이 프로팀 0K저축은행 감독으로 옮기려고 '먼저 제안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데다, 소명 기회를 충분히 줬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작년 3월 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계약하면서 '재임 기간 프로팀 감독을 맡지 않는다'고 약속했음에도 이를 어기고 OK저축은행과 감독 계약 협상에 나섰다.
또 협상 과정을 배구협회에 알리지 않은 데다 확인을 요청한 언론에는 거짓말까지 했다.
배구협회는 이를 심각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품위 훼손' 규정을 적용해 제명과 해임 다음으로 중징계인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김 감독이 26일까지 체육회에 재심을 청구하지 않으면 1년 자격정지 확정과 함께 대표팀 감독 지위가 박탈된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임기가 돼 있지만 사실상 해임에 가까운 1년 자격정지로 징계로 지휘봉을 강제로 내려놔야 한다. 연봉 1억2천만원을 받는 김 감독이 징계 확정으로 중도에 하차하면 남은 연봉을 그대로 받을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배구협회는 김 감독의 징계가 확정되면 '포스트 김호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 대표팀 사령탑을 선임하기 위해서는 공개모집 등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문제는 감독 선임권을 가진 남자경기력향상위원회의 최천식 위원장이 사표를 낸 상황이라서 배구협회로선 후임 사령탑을 어떻게 뽑을지가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최천식 위원장이 김호철 감독을 대신해 책임지려고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에 새 감독 선임에 관여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최 위원장은 "위원장이 사퇴하면 경기력향상위원도 자동 사퇴하게 돼 있어 후임 대표팀 사령탑을 뽑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아무래도 새 위원장이 선임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구협회가 새로운 경기력향상위원장을 먼저 선임한 후 대표팀 사령탑을 뽑는 절차를 밟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남자대표팀은 다음 달 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2진급 선수들을 중심으로 소집훈련을 시작한다.
대표팀 감독이 공석이고 새 사령탑이 정해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임도헌 코치가 직무대행으로 당분간 대표팀을 이끌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