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성목요일인 지난 18일 저녁 서울 광장동 장로회신학대학교 미스바광장에서 열린 ‘명성교회 세습에 관한 103회 총회결의 이행을 촉구하는 미스바 기도회’에서 김수원 목사는 설교자로 나섰다.
◇ "공교회 화평 깨고 십자가영성 보이지 않는 목회세습"
제법 수척해진 모습으로 나온 김수원 목사는 “기운은 없지만 몸은 가볍고, 의지는 더욱 결연해졌다”고 운을 뗀 뒤, 한국교회가 세습을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수원 목사는 “목회세습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공교회의 화평을 이루며, 그 안에 십자가의 영성이 보인다면 저는 적극 지지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금 명성교회의 세습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공교회의 화평은 깨뜨리며, 십자가의 영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서울동남노회와 총회가 혼란한 것과 관련해 “하나님이 아닌 다른데서 해결책을 찾으려다보니 난맥상에 휘둘리는 것”이라면서 “교회의 문제는 철저히 하나님의 뜻에 맡기고 주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박국 3장 2절의 말씀으로 설교를 전한 김수원 목사는 수년 내에 주의 일이 부흥하길 기도했던 하박국의 심정으로 명성교회 세습의 문제가 조속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고, 회복되지 않는 상처는 치료가 된 게 아니다. 동남노회 정상화는 조만간 이뤄져야 진정한 정상화인 것이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는 지금이야 아픔이지만 더 늦춰지면 심각해진다. 명성교회 자체를 위해서도 서울동남노회와 한국교회를 위해서도 주의 선한 뜻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최근 교단 내에서 세습방지법을 왜 만들어서 분란을 일으키냐는 말들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세습방지법을 만든 이유는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일이 그 답”이라면서 “지금의 모든 현상과 과정 때문에 세습을 금지하게 된 이유인 것”이라고 말했다.
◇ 장신대 학생들, 신속 합법한 재심 기도... "공의로운 해결 선배들에 부탁해"
기도회 참가자들은 총회 재판국이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결의 무효소송에 대한 재심을 신속하고 합법적으로 판결하고, 노회와 총회 임원회가 불법세습 문제를 교단 헌법에 기초해 공의롭게 처리해 나갈 수 있기를 기도했다.
김주영 학생회장은 “신학생들은 명성교회의 세습 문제와 총회가 정의롭지 않게 가는 것에 우려의 마음이 크고, 가슴 아파 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바르게 해결해서 차후에 우리가 어디서 목회를 하든 부끄럽지 않게 목회할 수 있도록 선배들이 바른 길을 걸어가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명성교회가 재산이 많지 않았다면 세습의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교회가 초심으로 돌아가 예수님 중심에 서 있길 바란다”면서, 세습문제가 바로잡히길 기대했다.
또, “인간의 힘으로 명성교회가 변하길 기대하진 않지만 금식하는 김수원 목사의 한 사람의 수고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알 수 없다”면서 “언론의 관심이나 교단 안팎의 관심이 이전에 비해 떨어져 보이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작은 외침과 노력을 셈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수원 목사는 오는 20일 금식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김 목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명성교회 세습 건과 관련한 총회재판국의 재심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재판국장을 통해 확인했다”면서 “재심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면 더 이상 관여할 일이 아니기에 고난주간까지 금식기도를 이어가면서 마음을 정돈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목사는 금식 기간 동안 “하나님은 결코 불의한 자들 편에 서지 않으신다는 것과 이번 전쟁은 이미 끝났으면 이제 집행절차만 남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 시간이 지연되더라도 하나님이 이미 일을 끝내셨음을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