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산 따라 30년간 우편차 운전한 거리만 62만km

중국의 험준한 산맥을 매일같이 오르는 우편차

산봉우리가 끝없이 이어진 촨시(川西)고원에서는 오로지 바람소리 외에는 그 어떤 소리도 거의 들을 수 없다.

이 적막을 깨고 저 멀리서 녹색 우편차가 천천히 소리를 내며 다가온다. 흥얼흥얼 간간이 들려오는 노랫소리의 주인공은 운전자 치메이둬지(其美多吉) 씨다.

그는 중국 우정(郵政)그룹 쓰촨(四川)성 간쯔(甘孜) 짱(藏, 티베트)족자치주 간쯔현 지사의 우편운송팀 팀장으로 30년째 근무 중이다.


치메이둬지 씨와 10명 남짓한 그의 동료들은 평균 해발 3500m가 넘는 설선(雪線) 인근 도로에서 30년 동안 거리로는 62만km 넘게 우편차를 운전해 왔다.

그가 시짱(西藏, 티베트)에 배달한 우편물만 41만여 건에 달한다. 이 우편로는 청두(成都)에서 라싸(拉薩)에 이르는 쓰촨-시짱 우편로의 일부 구간으로, 600km가 넘는 도로를 따라 아름다운 절경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렇지만 지형이 복잡하고 기후가 변덕스러워 길이 험하기로 악명이 높다.

이 구간을 지날 때면 '쓰촨-시짱 길 최대 위험지역'이라 불리는 해발 5050m의 '췌얼산(雀兒山) 입구'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운송팀원들은 저마다 산사태에 갇혀 보기도 했고, 예비용 타이어와 화물 상자의 판을 가져다 불을 피워 체온을 높이고 늑대를 쫓아본 적도 있다.

산도적들의 습격을 받거나 강도를 만나본 경험도 있다.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치메이둬지 씨가 흉기에 17번이나 찔렸던 사건이다. 그는 의료진들이 사흘 밤낮 응급처치를 한 끝에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3개월에 걸친 회복 기간 중 그의 머릿속에 가장 많이 떠오른 장면은 소포를 받고 기뻐하는 이웃들의 모습이었다.

배달 중 알게 되어 18년이 지난 이제는 가족과도 다름없는 선로공 쩡솽취안(曾雙全) 씨, 가족들의 기대와 희망을 함께 전해주었던 대학입학시험 통지서, 아름다운 티베트 경전, 우수한 티베트산 약과 고원에서 난 특산물들이 몹시도 그리웠다.

치메이둬지 씨는 "30년을 다닌 설선의 우편로는 늘 적막하고 고독했습니다. 하지만 제 선택을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은 없어요. 이웃들이 우편차를 보고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제가 하는 일의 가치를 깨닫곤 하죠.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저는 제 일을 무척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그와 동료들은 티베트 주민들로부터 '행복을 전하는 메신저'라 불린다. 췌얼산 선로공들과는 호형호제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이다. 설선우편로를 자주 다니는 사람이라면 우편차가 보인다는 것은 오늘 차량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날씨가 괜찮다는 뜻임을 알고 있다.

치메이둬지 씨는"우편차가 못 지나가는 날엔 그 어떤 차도 이곳을 지나가지 못한다는 의미이지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본 기사는 중국 인민화보사에서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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