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김문환 전 대사 2심도 실형…"위력 간음 인정"

"파견 지역서 엄청난 영향력…합의 성관계로 볼 수 없어"

김문환 전 주 에티오피아 대사(사진=연합뉴스)
부하직원에 대한 성폭력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문환 전 주(駐) 에티오피아 대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이관용 부장판사)는 피감독자 간음 등과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사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김 전 대사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업무상 관계가 있던 부하 직원과 성관계를 맺고, 또 다른 여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원심은 추행 중 1건에 대해서만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 판단하고 나머지 혐의에는 실형을 선고하며 김 전 대사를 법정구속 시켰다.

항소심 재판부도 에티오피아라는 타지에서 김 전 대사의 지위는 엄청난 영향력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위력은 물리적인 힘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사회 위치에 따른 힘까지 포함하는 것"이라며 "에티오피아 대사라는 지위는 피해자에게 상당히 영향력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법규와 1심 판결만이 아니라 경험칙으로 봐도 피해자는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었다"며 "30년 이상 외교부에 근무한 피고인도 아랫사람의 '모시기'에 대해 인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사 측은 성관계가 합의 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다른 여성 2명에 대한 추행 혐의에 대해서도 손등이나 어깨를 두드리는 등 신체 접촉은 있었으나 추행은 아니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의 나이와 그간의 인간관계, 결혼생활 등을 보면 합의에 의한 성관계가 아닌 합의 없는 성관계였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이 많은 것을 잃었지만 피해자는 자신의 잘못도 없이 정신적인 부분에서 피고인만큼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며 "1심의 형량도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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