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벨재단, 북한 결핵 퇴치에 동참 촉구

북한, 다제내성 결핵 환자 매년 8천 여명 발생
"정치 장벽 허무는 민간 차원의 적극적 활동 필요해"


[앵커]
국제적인 대북 제재로 인해 인도적 지원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20년 넘게 북한 결핵 퇴치사업을 펼쳐온 유진벨 재단이 북한 결핵 환자들의 심각성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하고 이들을 돕는데 동참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6개월마다 방북해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 환자 치료를 위해 힘써온 유진벨 재단.

다제내성 결핵이란 치료 약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워진 결핵으로, 일반 결핵과 비교해 높은 치료 비용과 까다로운 치료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전염성과 치사율이 높아 북한이 마주한 가장 심각한 보건 문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유진벨 재단 인세반 회장은 "북한에서 매년 약 8천여 명의 다제내성 결핵 환자가 발생하지만 서서히 죽어가는 질병의 특성 때문에 사람들은 그 위급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인세반 회장 / 유진벨 재단
"긴급상황이라고 인정을 안 해요. 만약 3시간 안에 죽는다면 난리 나죠. 그러면 제재를 다 초월해서 약도 올라가고, 치료 대책도 올라가고, 진단 대책도 올라가고 비상이 걸릴 텐데 불행한 사실은 이 사람들은 천천히 죽어요."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아 인도적 지원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하루하루 고통으로 죽어가는 그들을 외면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인세반 회장 / 유진벨 재단
"통일을 기다리고 문제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이 아마 북한 결핵환자의 가장 무서운 원수예요. 지금 하면 돼요. 그러나 정치 해결을 조건 걸고 하면 그 사람들은 이제 죽어요. 간단해요."

인세반 회장은 또, 결핵퇴치는 사안이 심각한 만큼 북한에서도 예외적으로 열려있는 공간이라며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정치 장벽을 뚫고 북한 주민들과 관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인세반 회장 / 유진벨 재단
"이것(결핵퇴치 분야)처럼 문이 열린 데가 없습니다. 열리는 문이 비록 좁고 낮아도, 열렸으면 그 문을 통해서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하는데, 대체로 사람들은 자기 문, 자기가 구상하는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거예요."

남북문제를 단순히 정치인들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인세반 회장 / 유진벨 재단
"나라나 이념, 정치체제를 초월하는 이웃사랑 운동이라고 할까요. (민간 차원에서) 인간과 인간관계를 맺어주는 좋은 일들을 엄청 많이 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을 다 정치인한테 맡겼어요."

한편, 유진벨 재단은 지난해 글로벌 펀드가 북한 결핵치료 지원을 중단하면서 어려움이 있다며 북한 결핵 퇴치를 위한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했습니다.

CBS 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정선택 최낙중] [영상편집 조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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