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파업 초읽기… '법인분리' 후폭풍 또 다시

신설법인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 단체협약 갈등
지난해 노조 반대 속 진행된 '법인분리' 후폭풍
중노위 조정중지 결정… 노조 '합법적 파업' 가능
노조 "다음주 찬반투표로 단체행동 결정"

한국지엠(GM)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직후 회사의 법인분리 강행으로 극심한 노사갈등을 빚은 한국GM이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법인분리로 새로 탄생한 신설법인의 단체협약 승계 문제를 두고 노사가 대립하고 있다.

결국 지난해 노동조합의 반대 속에 강행된 법인분리가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후폭풍이 일고 있는 것이다.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 됐다.

◇ "GM의 노조 무력화"… 새 회사 '단체협약' 두고 갈등

지난해 한국GM과 산업은행의 지지 속에 통과된 '법인 분리'의 후폭풍이 또다시 일고 있다.

한국GM의 법인분리로 새로 탄생한 신설법인인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GMTCK)'의 단체협약 승계 문제를 두고 노사갈등이 일어난 것이다.

우선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는 지난해 12월, 한국GM과 산업은행의 지지 속에 한국GM에서 분리된 신설 법인이다. 현재 한국GM의 차량 연구개발과 디자인을 맡고 있고 기존 한국GM 소속 직원 3,000여 명이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로 옮겨갔다.

현재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는 부분은 이렇게 옮겨간 직원들의 '단체협약 승계' 문제이다.

노조는 한국GM과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의 임금과 고용, 근로조건이 동일한 만큼 이를 규율하는 단체협약도 승계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회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에 고용과 근로조건이 승계되면 이를 규율하는 단체협약 또한 승계되는 것이 당연하다"며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직원은 법인분리 전과 업무내용, 근무지가 동일하며 소속된 노동조합 형태도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가 제시한 새로운 단체협약은 기존 133개 조항 중 70여개를 수정 삭제하고 징계해고 요건을 강화했다"며 "고용불안 조성과 노조활동 방해 등을 내포한 단체협약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사측의 입장은 다르다. 한국GM 관계자는 "애초 임금과 고용, 근로조건은 승계한다고 했지만 단체협약은 그렇지 않았다"며 "이러한 입장은 한국GM 카허 카젬 사장도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밝혔다"고 반박했다.

인천지방법원도 지난 11일, 노조가 단체협약을 승계해야 한다는 취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당시 법원은 '회사분할 시 연대책임을 지어야 할 채무에 단체협약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 '회사 분할계획서에 단체협약을 승계하지 않는다고 기재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 강행한 법인분리의 후폭풍…노조 파업 초읽기

결국 지난해 노조의 반대 속에도 회사와 산업은행의 지지 속에 진행된 법인분리가 또다시 한국GM 노사 갈등에 불을 지피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도 결국 지난 15일, 조정중지를 결정했다. 조정중지 결정으로 인해 한국GM 노조는 조합원의 절반이 쟁의행위에 찬성할 경우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된다.

중노위가 한국GM 노사의 의견 차이가 커 조정이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결국 파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달 22일과 23일에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노조는 "회사가 단체협약 대부분을 승계하는 전향적인 태도가 없다면 전면 파업을 포함한 다양한 쟁의행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갈등이 봉합될 가능성도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단체협약 승계를 요구하는 노조와 달리 회사는 완전히 새로운 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안에 대해 노조 무력화 시도라며 철회하지 않을 경우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회사는 "노조와 협력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회사의 미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신설 법인의 사업 운영 모델에 적합하고 격심한 자동차 산업 환경에 신속한 대처와 경쟁력 강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안"이라고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의 단체행동 움직임에 대해서도 한국GM은 경영정상화를 끝까지 추진할 것이란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GM 관계자는 "한국GM은 회사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이행할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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