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18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8개월 동안 진행한 수사가 거의 종착역"이라면서 "압수물 분석을 통해 완벽한 증거를 확보한 후 김 회장을 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BMW코리아를 20년 동안 책임졌던 수장이다. 경찰은 핵심 관계자인 김 회장을 상대로 결함을 알고도 은폐했는지를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부터 이어온 BMW 차량 결함 은폐 의혹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것이다.
서울청 지수대는 지난 16일 BMW코리아 본사와 서버 보관장소 2곳에 수사관 10여명을 투입해 9시간 넘게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해 8월 수사 착수 이후 이뤄진 세 번째 압수수색이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흡기 다기관 관련 수리 내역, 화재 관련 보상 서류 등 다량의 내부 문서를 확보했다. BMW코리아가 국토부와 합동조사단, 경찰 등에 제출한 자료 중 차량 결함과 관련된 사실을 누락한 게 있었는지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결함 은폐가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수사 중점"이라면서 "압수물 분석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조만간 결과를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BMW와 소송을 진행 중인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하종선 변호사는 "BMW가 지난 민관합동조사단 조사에서도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BMW는 이미 지난 2016년에 내부 TF팀을 꾸렸다. 차량 화재 피해자들과 언제부터 합의를 시도했는지 증거를 확보하는 게 이번 압수수색의 핵심일 것"이라고 말했다.
BMW의 결함은폐 의혹은 지난해 여름 이 회사의 차에서 화재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BMW는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2016년부터 유럽에서 비슷한 엔진 사고가 있어 원인 규명을 위한 실험을 했는데, 최근에야 EGR(엔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결함이라는 결론이 나왔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리콜을 진행했다.
하지만 국토부와 민관합동조사단은 BMW가 결함을 은폐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국토부는 민·관 합동조사단을 꾸려 결함은폐 의혹을 조사했다. 지난해 12월 BMW가 기존에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EGR 교체 외에 흡기 다기관 문제도 해결해야 하며, BMW가 이같은 결함을 2015년부터 알고 있었으면서도 은폐·축소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부 조사와 별도로 화재 피해를 본 BMW 차주 등 소비자들은 BMW 독일 본사와 한국지사, 회장 등 관계자들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해 2차례 BMW코리아 사무실과 EGR 부품 납품업체 본사, 연구소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계자들을 조사해, BMW측이 결함을 알면서도 은폐하고 '늑장 리콜'을 했는지를 수사해 왔다.
김효준 회장은 지난 2000년 BMW코리아 대표이사 취임했다. 김 회장은 이달 초 대표이사 직에서 20년 만에 물러났다. 회장과 등기이사직은 유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