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심사해 경찰 특진자를 선정하는 '청룡봉사상' 시상을 경찰청이 올해에도 변함없이 강행할 것이라는 입장이 확인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장자연 사건' 진상규명 움직임 속에 의혹의 당사자인 유력 언론사가 특진자를 선정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조직 내부에서도 나오지만 경찰은 오래된 관례라는 논리를 앞세워 해당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학계에선 언론사와 경찰의 유착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만으로도 관례를 바꿔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한편, 여권에서도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고심하는 기류다.
◇ 내부서도 '물음표' 나오지만…경찰 "포상절차 진행 중, 방침 변화 없다" 왜?
앞서 CBS 노컷뉴스는 올해 6월 말에도 청룡봉사상 시상을 진행하겠다는 경찰의 방침을 보도했다. 2009년 불거진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수사 경찰을 협박한 의혹을 받는 조선일보 간부가 이듬해 이 상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는 점도 확인했다.
(관련 기사 링크: https://www.nocutnews.co.kr/news/5134648,
https://www.nocutnews.co.kr/news/5135534)
이와 관련, 경찰 내부에서조차 비판적 시각이 감지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아는 '빽'이 있으면 충분히 나 잘 봐달라고 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공정성에 의문을 표했다.
또 다른 인사는 "장자연 사건에 이목이 쏠린 만큼, 이건 더욱 문제가 있다. 선행한 경찰을 발굴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우리 경찰도 자체적으로 특진제도가 있는데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찰청 관계자는 16일 통화에서 "이미 추천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특진 유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결국 최종 결정은 언론사 간부와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엔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학계 "언론 포상에 따른 경찰 특진, 문제적"…여권에선 "전면 재검토 필요"
학계에서는 청룡봉사상과 관련해 특진 혜택을 없애야 유착 우려를 해소하고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 포상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게 경찰의 특진하고 연관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특진은 경찰의 자체적 기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기형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특정한 유력 언론사에서 받은 상으로 1계급 특진을 하는 건 좀 과하다고 본다"며 "투명한 기준을 세울 수 있는 공청회 등을 열어 정말 설득력 있는 포상 시스템인지 조명해야 한다. 현재로선 문제적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도 본격적으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특진은 경찰이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언론사 상을 받아 특진하는 제도 자체에 대해 총리실 차원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경찰청, 행안부와도 협의해가며 추가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위원회 소속 민주당 강창일 의원도 "군사독재 시대에 남아있던 권언유착의 전형적 사례"라며 "개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