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이번엔 러시아에서 비핵화 협상 각축전

24일 북러 정상회담 개최 유력
美와 비핵화 협상 장기전 대비
스티븐 비건 美 특별대표 17일~18일 방러
북중러 밀착 방지 및 대북제재 이탈방지 차원

(사진=자료사진)
2월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과 미국이 러시아에서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외교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정상회담이 다음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러시아를 방문하면서다.

북러 정상회담은 24일쯤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26~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정상포럼에 참석하는 계기에 블라디보스톡을 들러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러시아 외무부 제1차관 블라디미르 티토프는 15일(현지시간)모스크바를 방문한 조현 외교부 제1차관에게 북러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같은 날 자국 취재진들에게 "회담이 준비되고 있다"며 "이미 오래 전부터 얘기해왔다"고 밝혔다.

또 북한 고려항공이 23일 오전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임시 항공편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4일 북러 정상회담 개최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러 정상회담 개최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사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지난달 19~25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뒤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귀국하면서 급부상했다.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러시아 내무부 장관도 지난 1일 평양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지난해 초 이후 4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 40여 일만에 잇따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중앙위 전원회의, 최고인민회의 등을 통해 내부체제를 정비하면서 미국의 '빅딜' 요구를 거부하고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발전'노선으로 장기전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다진 바 있다.

북러 정상회담 이후에는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과 북중러 3자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16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17~18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논의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지만 북러정상회담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시점이어서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지난 달 영국, 프랑스, 독일과 중국을 방문해 회담 결과를 공유했지만 러시아 방문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설이 임박한 가운데 그가 서둘러 러시아를 찾는 것은 북한과의 밀착을 막고 러시아에 대북제재 공조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러시아의 대북 석유거래 등의 제재이행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러시아가 대북 석유거래에 관여하고 있다며 지난해 8월 러시아 선박 6척과 해운기업 2곳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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