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특허 전쟁'으로 불렸던 이번 소송은 5G 아이폰이 급한 애플이 사실상 백기 투항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애플과 퀄컴은 현지시간 16일 특허소송과 관련해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제기된 각종 소송은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합의는 4월 1일 기준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애플은 홈페이지를 통해 통신 모뎀 칩을 공급하는 퀄컴에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2년 연장의 옵션을 추가한 6년짜리 라이센스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용으로 퀄컴의 모뎀 칩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5G 모뎀 칩을 생산하는 곳은 퀄컴과 삼성전자, 중국 화웨이 정도다. 애플이 퀄컴을 통해 5G 모뎀 칩을 공급받아 차세대 아이폰을 생산해야 하는 상황이 합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애플에 아이폰7 때부터 모뎀칩을 납품했던 인텔의 5G 모뎀칩 양산 속도는 예상보다 더뎠다. 이 때문에 애플이 올해는 물론 2020년에도 5G 아이폰을 내놓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퀄컴은 패소할 경우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로부터 줄소송을 당할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소송 결과나 진행 경과에 따라 양측의 막대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던 셈이다.
미국의 IT 매체 씨넷은 "소비자가 최대 승자"라며 "애플의 아이폰이 5G 모뎀칩을 예상보다 일찍 갖게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로 애플의 5G 아이폰 출시가 앞당겨질 수 있어 이미 갤럭시 S10 5G모델을 내놓은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애플과 퀄컴은 2년 전부터 소송금액이 최대 270억 달러(약 30조원)에 이르는 특허분쟁을 벌였고,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에서 공개변론이 본격화됐었다.
애플 등은 퀄컴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로열티를 부과했다는 등의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퀄컴도 로열티 부과방식에 문제가 없고, 애플이 지급계약을 위반했다며 맞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