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일간의 애끓는 기다림과 숨가빳던 수색작업,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오롯이 새겨져 있는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추모행사 이어졌다.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행사 추진위원회 주최로 진행된 '팽목 바람길 걷기'에 참여한 추모객들은 기억의 벽 일대를 걸으며 희생자들의 넋을 달랬다.
또 단원고 유가족 24명은 오전 9시 진도 서망항에서 낚싯배를 타고 사고해역을 찾아 헌화했다. 유족들은 이제는 볼 수 없는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시울을 붉혔다.
진도체육관에서는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식과 국민안전의 날 행사가 함께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참석해 추도사를 낭독했지만 환영받진 못했다.
황 대표는 "사고 당시 지난 정부에 몸 담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유가족 분들께 마음을 담아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황 대표는 "참사 주범 황교안은 물러나라", "가증스럽다" 등 야유를 받아야 했다.
오후 3시 정부합동분향소가 있던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는 유가족과 시민 등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단원고 희생 학생 및 교사 261명을 추모하는 '기억식'이 열렸다.
'기억식'은 1분동안 안산시 전역에 울려 퍼진 추모사이렌 소리 속에 희생자 추모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장훈 운영위원장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한편 현재 안산 화랑유원지내에 조성을 추진 중인 4.16생명안전공원의 조성을 희망했다.
장 위원장은 추도사를 통해 "세월호참사 희생 아이들이 지금 전국 11곳에 흩어져 있다"며 "이곳에 생명안전공원을 조성해 아이들을 한곳에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재단(이사장 김정헌)이 공동 주관하고, 교육부·행정안전부·해양수산부·경기도·경기도교육청·안산시 지원으로 마련된 이날 '기억식'에는 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 각 정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등이 참석했다.
각 시·도 교육청들도 참사의 아픔을 함께하고 안전 의식을 높이기 위한 추모행사를 가졌다.
부산 대부분 초·중·고교들도 오전 10시를 기해 묵념으로 세월호 희생자 5주기를 추모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창원 경남교육연수원 기억의 벽 앞에서 경남교육 안전 다짐·실천 선언식을 개최했다.
세월호의 목적지였던 제주에서도 이날 오후 산지천 광장에서 세월호 촛불연대 주최로 추모행사가 열렸다.
추모객들은 종이배를 큰 배에 싣고 시민 합창을 한 뒤 세월호가 도착해야 했던 제주항 2부두를 향해 행진한 뒤 특수 제작한 큰 배를 하늘로 띄우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또 제주국제대학교에서는 희생된 단원고 학생 중 제주국제대에 명예 입학해 이제는 4학년 졸업반이 된 고 박수현·오경미·이재욱·홍순영·강승묵·김시연·안주현 등 7명을 위한 추모식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