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 기억공간 조성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헌권 서정교회 목사는 지난 2018년 이씨와 나눈 편지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씨는 장 목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금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으시고 슬픔과 고통 속에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시는 모든 유가족님들에게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리며 용서를 빈다"며 "많은 시간이 지나갔지만 지금도 용서받지 못할 큰 죄를 짓고 항상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는 저는 자책하면서 하루도 지난날들을 잊어 본 적이 없다"고 적었다.
이어 "때로는 악몽에 시달릴 때도 있으며 마음이 불안하거나 혼란스러울 때마다 주님께 기도한다"며 "모든 것이 괴롭고 힘이 들더라도 반성하고 기도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날들을 수없이 되돌아봐도 제 자신이 미워지고 화가 날 뿐 제가 할 수 있는 아무것도 없기에 답답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장 목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씨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냈지만 처음에는 이씨가 수취인 거부를 하면서 이씨에게 닿을 수 없었다. 하지만 2018년 1월부터 11월까지 이씨에게 3차례에 걸쳐 답장이 왔다.
장 목사는 "편지와 면회를 통해 세월호 진실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참사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며 "이씨가 곧 세월호 참사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