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준석 선장 "유가족에게 머리숙여 사죄" 편지

장헌권 서정교회 목사에게 3차례 걸쳐서 편지 답장

이준석 세월호 선장이 장헌군 서정교회 목사에게 보낸 옥중서신(사진=장헌권 목사 제공)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선장 이준석(74)씨의 서신의 일부가 공개됐다.

팽목 기억공간 조성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헌권 서정교회 목사는 지난 2018년 이씨와 나눈 편지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씨는 장 목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금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으시고 슬픔과 고통 속에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시는 모든 유가족님들에게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리며 용서를 빈다"며 "많은 시간이 지나갔지만 지금도 용서받지 못할 큰 죄를 짓고 항상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는 저는 자책하면서 하루도 지난날들을 잊어 본 적이 없다"고 적었다.


이어 "때로는 악몽에 시달릴 때도 있으며 마음이 불안하거나 혼란스러울 때마다 주님께 기도한다"며 "모든 것이 괴롭고 힘이 들더라도 반성하고 기도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날들을 수없이 되돌아봐도 제 자신이 미워지고 화가 날 뿐 제가 할 수 있는 아무것도 없기에 답답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장 목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씨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냈지만 처음에는 이씨가 수취인 거부를 하면서 이씨에게 닿을 수 없었다. 하지만 2018년 1월부터 11월까지 이씨에게 3차례에 걸쳐 답장이 왔다.

장 목사는 "편지와 면회를 통해 세월호 진실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참사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며 "이씨가 곧 세월호 참사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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