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이날 산업은행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협상과 아시아나 향후 매각 절차 등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매각 과정은 법률적 절차를 따라야 해서 한 두 달로는 안되고 6개월 이상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되고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첫 발을 내디뎠다고 본다"는 입장을 말했다.
일단 매각 주체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채권단과 긴밀히 안전 장치가 마련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매각 절차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의 '부당한 영향력'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처음부터 끝까지 박 전 회장의 부당한 영향력은 있을 수 없다"면서 "박 전 회장이 결단을 내렸고 그 결단이 이행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것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기업들이 왜 박 전 회장의 앞잡이가 되겠느냐"면서 "쓸데 없는 걱정을 안해도 된다"고 일축했다.
인수 소요 비용에 대해서도 일부에서 나오는 7조원에 대해 반박했다. 이 회장은 "부채가 7조원이라고 하는데 아니고 3조 6000억원이 조금 넘는다"면서 "부채를 다 갚아야 인수를 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소요되는 금액은 채무 상환 3조 6000억~7000억원 전액 변제해주는게 아니므로 인수 소요 비용은 그 중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구체적인 액수를 언급하진 않으면서도 "채무 전액이 들어가면 당연히 안전하겠지만, 채권을 갖고 있다는 건 투자한 거니까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회수할 필요 없다"면서 "평상시 자본 보완 정도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구주 매각이 아니라 구주 매각과 신주 인수 방식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 회장은 "구주 플러스(+) 신주 발행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신주 인수 자금은 회사 경영 정상화에 들어가는 자금"이라면서 "인수 자금 전체가 회사 밖으로 유출되는게 아니고 상당액 회사 정상화에 활용되는 금액으로 인수자 입장에선 그만큼 더 매력적인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매각에 대해서는 "기업 가치를 위해 일괄 매각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매각 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 매각도 협의해서 아시아나와 금호산업과 할 수 있을 순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이렇게 신속하게 금호그룹과 채권단이 움직이는 것은 당장 25일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 등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 때문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시장 신뢰를 상당히 회복됐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시장 신뢰를 더 주기 위해선 시간을 늦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속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결정은 25일 전에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은 4월 말 5월 초 MOU를 작성한 뒤 공개적으로 투명한 절차에 의해 매각주관사를 설정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인수후보자 선정에 있어선 공개 매각 절차에 따를 것이고 제일 중요한 건 '인수 가격'과 '자금 지원 능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