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체제' 구축 속도내는 황교안, 핵심은 누구?

4‧3보궐 선전 후 당직 인선 마무리 국면…지명직 최고위원 남아
당내 원유철‧김재원, 외곽 기독교 전광훈 목사 등 지원
黃, 성대‧朴정권 인맥‧기독교 등 핵심 인맥 형성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3보궐선거 선방 이후 당직 인선에 속도를 내면서 체제 정비가 9부 능선을 넘어서고 있다.

황 대표는 15일 당 조직부총장에 원영섭 관악갑 당협위원장을 임명하는 동시에 여의도연구원 이사회를 열고 29세의 박진호 당협위원장 등 부원장 5명에 대한 선임안을 의결했다.

2‧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약 한달 반 만에 지명직 최고위원을 제외한 주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한 셈이다.


사실상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전열 가다듬기 차원에서 진행된 이번 인선에서는 황 대표의 출신 대학인 성균관대 인맥과 박근혜 정권의 총리 재임 당시 맺은 인연이 돋보인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황 대표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만큼, 정치권 바깥에선 기독교 인사들을 중심으로 측근 그룹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이다.

◇한선교‧원유철‧김재원 등 당내 주요 인사

먼저, 취임 직후 황 대표의 주요 당직 인선은 친박(친박근혜)‧성대 출신 위주로 이뤄졌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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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친박'으로 알려진 한선교 사무총장은 성대 물리학과 출신으로 황 대표에게 대학 1년 후배다. 한 사무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재임 시절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4선 중진인 한 사무총장을 중용한 것으로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안정적인 당 운영을 위한 황 대표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박근혜 정권 시절 함께 총리실에서 호흡을 맞춰본 인사 중 발탁 사례로는 단연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이 꼽힌다. 추 부총장은 황 대표가 국무총리로 재직하던 당시 총리실 국무조정실장을 맡아 인연을 맺었다.

민경욱 당 대변인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며 황 대표와 친분을 쌓았다. 특히 추 부총장과 민 대변인 당내 범(凡)친박계 모임인 '통합과 전진' 멤버로서 황 대표의 정치권 입성 과정에서 위기 때마다 지원 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중진의원 중 멘토로 꼽히는 인사들은 친박계 원유철(5선), 김재원(3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에서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등 재임 당시 당‧정‧청 주요 인사로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 의원이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정책위의장으로 활동할 당시 황 대표는 법무부 장관, 이후 원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을 이끌 때 황 대표는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당정 회의 등 고위급 인사 회의에서 현안들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던 만큼 지금도 조언을 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 의원은 탄핵 국면 직전인 지난 2016년 6월부터 10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하며 당시 국무총리였던 황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황 대표는 새누리당 시절부터 대야 전략 등 뛰어난 정무감각으로 유명했던 김 의원을 독대하며 조언을 듣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으로 의결된 이태용 전 총리실 민정실장도 황 대표의 국무총리 재직 시절부터 행보를 함께 했다. 신민주공화당 공채 당직자로 정계에 입문한 이 전 실장은 2002~2004년까지 박관용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을 역임, 2013~2017년까지 총리실 민정실장으로 재직했다.

이날 임명된 원영섭 조직부총장은 40대 변호사로 당 법률지원단에서 활동했고, 20대인 박진호 부원장은 2‧27 전대 당시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다. 이들 인선은 '젊은 피' 수혈을 위한 차원에서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전광훈 목사 지원 속 험지출마 요구도
정치권 바깥에서 황 대표를 지원하는 외곽 그룹도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황 대표를 지원하기 위해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 등을 중심으로 기독교‧우파 세력이 결집하고 있다. 이외 김승규 전 국정원장 등 과거 정부 고위 인사들도 물밑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전 목사는 지난달 20일 황 대표가 한기총을 방문한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일찍이 준비하셨던 황 대표님을 한국당 대표님으로 세워주셨고, 제 개인적 욕심으로는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을 이어가는 세 번째 지도자가 되어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황 대표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보수우파‧기독교‧친박 등에 쏠려 있어 총선을 앞두고 공천 혁신이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황 대표가 총선에서 비례대표 앞 순번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등 반발도 예상된다.

당내 한 수도권 중진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총선에선 황 대표가 결국 한국당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수도권이나 험지에 나와야 하지 않겠냐"며 "비례대표로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리더십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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