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정준영과 승리 등이 함께 있던 단톡방 멤버 중 일반인 A씨를 강간 혐의로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단톡방에 공유된 불법 촬영물 중 일부가 강제 성폭행 등 특수 강간으로 의심됐고, 이들의 대화 내용에도 '강간'·'기절' 등의 단어가 언급돼 혐의를 파악했다고 전했다.
경찰 수사와 별개로 피해 여성들 역시 단톡방 멤버 중 일부를 특수 강간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11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도 해당 단톡방의 성폭행 의심 정황을 짚었다.
단톡방 내용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한 방정현 변호사는 "여성 분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촬영된 영상과 사진이 있다. 성폭행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사진과 영상이 10건 정도 되는 것 같다. 누가 봐도 명백한 강간이었다"고 밝혔다.
2명 이상 성폭행에 가담하면 성립되는 특수 강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방 변호사는 "가해자들은 단톡방에 있는 사람들 중 일부라고 봐야 한다. 연예인도 포함돼 있었다. 가해자 추정 숫자는 4명 정도이고, 현장에 있었던 사람까지 따지면 6명 정도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준영 단톡방 멤버였던 최종훈은 설상가상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 당했다. 그는 이미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와 경찰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 매체는 11일 법조계 인사의 말을 인용해 B씨가 2012년 최종훈에게 성폭행 피해를 당해 고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B씨는 그 해 3월 미국에서 최종훈이 건넨 칵테일을 한 잔 마신 뒤 정신을 잃었고 그 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강간 약물로 불리는 마약류 GHB(물뽕) 피해를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종훈은 이에 대해 "경찰 수사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뤄지자 6년 전에 잠깐 만난 B씨가 갑자기 연락을 해서 허위 사실을 언급하며 협박을 했다"고 반박하면서 B씨를 협박죄로 맞고소한 사실을 알렸다.
법적으로 혐의가 성립될 수 있을지는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에 달렸다. 그러나 방 변호사의 말처럼 성폭행 추정 가능한 사진과 영상이 증거로 다수 존재한다면 불법 촬영 및 유포에서 강간 등으로 얼마든지 성범죄 혐의가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미투' 피해자를 지원해 온 A 변호사는 "사실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 불법 촬영물을 보고, 유포하고, 직접 자신이 촬영하고, 그러다가 강간에도 가담하는 것이 일종의 범죄가 확장되는 순서"라면서 "경찰이 단톡방에서 오간 영상들을 분석했을 것이고 거기에서 강간이나 준강간이 성립되는 정황을 파악했을 것이다. 특히 이런 영상들은 성폭행 사건에서 아주 명확한 증거가 된다"고 이야기했다.
본래 강간 혐의는 피해자가 폭행이나 협박 등 물리적 위협에 의해 항거불능의 상태였을 경우 성립된다. 만약 마약류 약물 등을 써서 강간을 했다면 물리적 위협은 아니지만 피해자의 심신상실과 항거불능 상태가 인정돼 준강간 혐의로 인정된다.
A 변호사는 "피해자가 자의로 술을 많이 마셔서 만취했든지, 가해자가 '물뽕' 등을 마시게 해 정신을 잃게 했든지 간에 심신상실과 항거불능 상태에서 강간을 하면 여성이 성적 자기결정권이 없는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강간이나 다름없는 준강간 혐의가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집단적으로 가해를 한 '특수 강간'까지 혐의가 더해지면 피해자와 합의가 없을 경우 형량은 10년을 훌쩍 넘길 가능성이 높다.
A 변호사는 "특수 강간은 굉장히 엄중하게 처벌된다. 지금 형량을 논할 단계는 아니고 피해자와 합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형량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다만 합의가 없다면 기본적으로 10년 이상 볼 수 있다. 합의를 해도 5년 이하로는 깎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판결 경향이 그렇다. 뭘 어떻게 해도 집행유예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실형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