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평화당과 바른미래당 호남계가 손을 잡는 '도로 국민의당'을 넘어선 '중도 빅텐트'설까지 나오고 있지만 효용성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평화당 내에서는 전북 출신인 유성엽 의원을 중심으로 호남 대안 정당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거대 양당 구도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유권자들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3지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도 뜻을 같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평화당이나 바른미래당이 정계개편의 바람 속에서 생존할 수 있겠느냐'는 국민들의 우려와 오해가 있기 때문에 세력을 확장해 굳건히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며 "당대당 통합이든 흡수든 방법론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닥이 잡힐 것이기 때문에 3지대 창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들은 단순히 과거 국민의당으로 돌아가는 수준을 넘어 현재 바른미래당에서 활동 중인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과 호남출신 무소속 의원들,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당을 이탈하게 될 민주당 출신 인사들까지 흡수하는 이른바 '빅텐트'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 의원은 최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만난 결과 제3지대론에 대한 생각이 비슷함을 느꼈다며 일정 수준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시사했다.
일단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모두 통합에 찬성하는 상대당 소속 의원들이 자기 당으로 넘어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초 국민의당이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으로 나뉠 때와 비슷한 양상으로 통합 방법론에서 유불리를 따지다가 합의가 불발될 가능성이 있다.
바른정당 출신인 바른미래당 의원들 상당수가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의 통합을 '국민의당으로의 재결합'이라고 해석해 결국 바른정당 출신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점도 빅텐트 구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내에서 지난 4·3 보궐선거 참패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손학규 대표를 대신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이렇게 바른미래당 호남 출신 일부만 일탈할 경우 3지대가 아닌 평화당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교섭단체 내지는 '제4지대'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제3지대론의 발원지인 평화당 내에서 3지대 형성을 위한 명분과 필요성, 시기 등에 대한 부적격 의견이 나오고 있는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치적 이합집산, 각자 도생을 위한 구명 연합은 성공하지 못한다"며 "바른미래당이 깨지는 것을 전제로 한 허망한 얘기이자 이합집산보다는, 선거제 개혁에 올인하고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우리 당이 사는 길이자 추동력을 얻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