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진섭(예천타임뉴스 기자)
여러분, 오늘 첫 인터뷰는 일종의 A/S 뉴스가 되겠습니다. 몇 달 전 온 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사건. 예천군 의원 해외 연수 추태 사건. 생생히 기억하실 겁니다. 경북 예천군 의원들이 캐나다 연수를 가서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성 접대부를 불러달라. 또 호텔에서 고성방가를 하는 등등의 물의를 빚었던 사건이죠.
저희 뉴스쇼에서도 폭행을 당했던 현직 현지 가이드 인터뷰를 보내드렸고요. 그 파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결국 예천군 의회는 가이드를 폭행한 박종철 의원과 여성 접대부를 요구한 권도식 의원을 제명시키면서 사건은 일단락이 되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2명을 군 의원이 지난주에 법원에다가 제명 취소 소송을 제기했답니다. 억울하다는 입장인데요.
이 소식을 들은 피해 가이드는 어떤 생각일지 궁금해서 저희가 접촉을 해 봤습니다. 지금 그 가이드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데 직접 육성 인터뷰에 나설 심경은 아니다. 하지만 의견을 대신 전달해도 좋다고 이렇게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제가 대신 좀 소개를 하죠.
- 이하 예천군의회 폭행 피해 가이드와의 문자 내용
"기가 막히지만 저런 게 한국이구나 싶습니다. 이제 잊혀질 만하니 숨겼던 발톱을 내놓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반성의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고요. 그 일이 있은 뒤로 현재까지 사과를 받은 적은 없습니다. 사실 저는 그 일이 있은 후로 가이드 일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오늘 문 대통령이 오셨습니다. 예전 같으면 가이드 업체에서 의전 행사 스태프로 저를 참여시켰는데 이제는 그 일에서도 배제당하고 있습니다. 이제 저 자신도 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천군 의원에게 폭행당했던 그 가이드. 이 사건을 세상에 처음 제보했던 그 가이드와 오늘 새벽에 저희가 문자 주고받은 내용을 전해 드렸습니다. 예천군민들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이 사건을 세상에 처음 알렸던 지역 언론 기자세요. 예천타임뉴스 조진섭 기자 연결을 해 보죠. 조 기자님, 나와 계세요?
◆ 조진섭>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첫 보도를 하신 게 지난해 12월이었죠?
◆ 조진섭> 네.
◇ 김현정> 그 보도가 나온 뒤에 후속 보도들이 줄줄이 이어졌고 세상이 떠들썩했고 결국 예천군 의회는 자체 징계를 하지 않았습니까?
◆ 조진섭> 사실 2월에 예천군 의회에서 윤리위원회를 구성했지 않습니까? 윤리위를 구성한 자체가 저희 지역 언론이나 지역 여론 자체에서 '토끼몰이다' 라는 말도 나오고 했습니다. 사실 그때 그렇게 해가지고 두 분 의원을 제명 처리하고 이형식 의장을 30일 출석 정지. 이렇게 처리를 했고 그런 상태에서 지금 이제 두 분께서 가처분 신청을 한 그런 상태까지 와 있습니다.
◇ 김현정> 당시에 이장협의회 이장님들, 농민회 분들. 이런 분들은 '전원 사퇴해야 된다.' 이렇게 요구했었는데 징계는 2명한테만, 제명은 2명한테만 내려지고 1명도 출석 정지 30일 정도가 내려져서 꽤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 않았어요?
◆ 조진섭> 그렇죠. 쉽게 말해서 셀프 징계가 아니냐.
◇ 김현정> 셀프 징계 아니냐.
◇ 김현정> 그랬는데 그러니까 이 정도 징계도 부족하다라는 게 군민들의 목소리였는데 도대체 언제 제명 취소 소송을 넣은 거예요?
◆ 조진섭> 지난달 29일하고 지난 2일에 대구지방법원 의원 제명 의결 처분 취소 소송과 의원 제명 의결 처분 효력 정지 신청을 접수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명 취소 소송하고 이게 의결된 거에 대한 가처분.
◆ 조진섭> 효력 정지 신청.
◇ 김현정> 효력 정지. 일단 효력 정지시켜놓고 제명도 취소시켜달라. 이렇게 두 단계로요?
◆ 조진섭> 그렇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런 공직자들이 억울해서 소송을 하게 되면 기자들한테 다 알리고 법원에 들어가면서 서류 들고 사진 찍고 이러면서 가게 되기 마련인데. 아무도 몰래 조용히 갔다 오셨군요, 이분들은.
◆ 조진섭>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 소식을 이제 뒤늦게 알고는 첫 보도했던 기자로서 어떠셨어요?
◆ 조진섭> (한숨) 대다수 국민들이 크게 우려를 하고 있는 상태고요. 제가 기자를 떠나서 예천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저 또한 참 답답한 심정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왜 하필 이때인가 하는. 어떻게 표현할까요. 원망스럽다고나 할까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왜 이때인가?
◆ 조진섭> 저희 예천군에서는 현재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유치 때문에 여러 공직자들 그리고 일반인들 또 어린 학생들까지 말 그대로 사력을 다해서 지금 유치를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거든요.
◇ 김현정> 축구장이요? 축구 무슨 센터라고 하셨죠?
◆ 조진섭> 축구종합센터라고 하는데요. 이게 지금 파주에 있는 국가 대표 축구 훈련장이 있습니다. 이거를 이번에 그 3배 되는 규모. 그러니까 33만 평방미터 정도 부지를 축구협회에서 공모 신청을 받았어요. 그래서 8개 지자체로 압축이 됐거든요. 저희 예천이 선정이 돼서 전 군민들이 지금 노력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아니, 그런 상황에서 취소 소송을 내고 이게 세상에 알려졌으니 이게 또 국민 여론이 안 좋아질 게 뻔하고 군민들은 더 전전긍긍하시고 더 분노하고 계시는 거군요.
◆ 조진섭>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또 군민들도 참 안타까울 것이 뭐냐 하면 이걸 화를 바깥으로 크게 전처럼 내면 또 더 많이 알려져서 이게 더 사업에 방해가 될까. 그래서 더 화도 못 내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참 이만저만 가슴 아픈 게 아니시겠어요.
◆ 조진섭> 저희들은 이 군민들이나 저 또한도 그렇습니다마는 제일 걱정하는 부분이 실질적으로 그렇습니다. 이게 세상에 알려지고 또 밖에 퍼지고 이런 경우에 지난번 잘 아시다시피 농산물 불매 운동이라든지 이런 운동까지 일어나고 했지 않습니까? 그런 시련도 겪어야 됐고 그래서 이런 사태가 전국적으로 안 알려지고 우리가 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었으면 하는게… 참 군민들이 바라는 건 그거죠.
◇ 김현정> 전국적으로 안 알려지고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방안보다도 그 2명의 의원들이 더 알아서 현명하게 판단을 하셨어야죠. 그분들이 저질러놓고 군민들이 뒷처리를 해야 되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안 되는데 말이죠. 알겠습니다. 분위기는 그렇다는 말씀. 그런데 이 박종철, 권도식 군 의원 두 분이 취소 소송 제기한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배경은 뭐라고 취재가 됩니까?
◆ 조진섭> 박종철 의원 같은 경우에는 제가 들어본 얘기는 없고 권도식 군 의원 같은 경우에는 방송을 통해서 말씀하시기를 자기가 어떤 행위를 한 것도 아니고 그런 부분을 물어본 건데 이게 무슨 큰 죄가 되느냐라고 방송에서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조진섭> 예.
◇ 김현정> 억울하다는 입장이신 거네요.
◆ 조진섭> 생각의 차이겠습니다만 그분께서는 아마 그렇게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군 의원의 품위 손상이라는 측면을 국민들 또 군민들은 높게 보고 있는 건데 이 군 의원 입장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다. 이게 제명당할 수준의 품위 손상이 아니다는 이 판단이 엇갈리는 거군요.
◆ 조진섭> 그렇다고 봐야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끝으로 군민들을 대표해서라고 할까요. 군민들의 목소리 전해 주신다면. 지금 전국의 애청자들이 듣고 계시거든요. 한 말씀해 주신다면요.
◆ 조진섭> 제가 감히 군민들의 심정이나 이장님들의 심정을 대변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었던 말은 우리가 선택하고 우리를 대신하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그런 선거는 정말 잘해야겠다는 말하고 그리고 우리 이장분들께서 이런 말씀들을 하십니다. '내 고향 예천에 좋은 소식 좀 듣고 싶다. 특히 어디 나가서 예천 사람이라는 말을 하기가 조금 쑥스럽다.'
◇ 김현정> 부끄럽다.
◆ 조진섭>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시고. 또 하나는 좀 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저희 예천군에서 군민들과 회장님 전체 모든 분들이 축구종합센터 유치를 위해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또 이렇게 문제를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과 그런 우려의 목소리가 굉장히 지금 일고 있는 이런 상태입니다.
◇ 김현정> 좀 뜻밖의 소송 얘기를 듣고. 그 가이드분은 그러시더라고요. 그분은 예상을 하셨대요. 그분은 제명 취소 소송 있을 거라는 예상을 그분은 하셨다고 하는데 사실 오히려 한국에 있는 사람들은 좀 뜻밖이 아니었습니까? 이렇게 소리소문 없이 몇 개월 만에 가서 취소 소송을 낼지 몰랐는데. 좀 놀랍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여러분의 의견 보내주십시오. 기자님, 고맙습니다.
◆ 조진섭>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예천군 의원들의 해외 연수 추태 사건을 첫 보도했던 기자죠. 지역 언론입니다. 예천타임뉴스 조진섭 기자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