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황하나 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마약 투약 경위에 대해 "연예인 지인 A씨가 권유해서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후 A씨가 과거 황하나 씨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한 적이 있는 박유천이라는 소문이 돌아 이목이 집중됐다. 박유천은 약속했던 기자회견 시작 시간보다 5분 빠른 오후 5시 55분쯤 현장에 나타나 약 6분간 미리 준비해온 입장문을 읽었다. 이후 그는 취재진을 향해 90도로 인사를 건넨 뒤 자리를 떠났다. 질문은 따로 받지 않았다.
한편,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기자회견 시작 전 "오늘 수사기관에서 황하나 씨 진술에 박유천 씨가 거론된 게 맞다는 연락을 받아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입장문으로 본인의 생각을 밝히는 것은 괜찮은데 수사 전이라 질의응답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이번 건과 관련한 언론 대응은 소속사가 아닌 박유천의 법률대리인을 통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이 있었고 무척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이 자리를 결심한 것은, 제가 모든 것을 직접 솔직히 말씀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는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었다. 한동안 수사를 받았고 법적으로 무혐의가 입증되었으나 저는 사회적인 질타와 도덕적인 죄책감, 그리고 수치심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자숙하고 반성하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가도, 그냥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저 자신이 용서가 되지 않아 잠을 잘 수도 없고, 술을 찾기도 했다. 정신과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게 되었고, 수면제로 잠드는 날들이 많았다.
저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 보도를 통해서 황하나가 마약수사에서 연예인을 지목했고 약을 권유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서, 그게 저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다. 나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나는 이렇게 마약을 한 사람이 되는 건가 두려움에 휩싸였다. 아니라고 발버둥 처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겠다는 공포가 찾아왔다. 하지만 저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가서 조사를 받더라도 제가 직접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판단했다.
우선 저는 황하나와 작년 결별했다. 결별 후 저는 황하나에게 협박에 시달렸지만, 그래도 그 사람은 제가 정말 힘들었던 2017년, 세상이 모두 등을 돌렸다고 생각했을 때 곁에서 저를 좋아해준 사람이기에 책임감이 있었고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헤어진 후 불쑥 집으로 찾아와 하소연하면 달래주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자는 시간이 많았다. 황하나 역시 우울증으로 수면제를 먹은 것으로 아는데 저는 그 약과는 관련이 없다. 제 앞에서 불법적인 약을 복용중이라는 말을 한 적도 없다. 헤어진 후 우울증 증세가 심해졌다면서 저를 원망하는 말을 계속해왔을 뿐이다. 저도 기사로 접하고 많이 놀랐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마약을 한 적도 없고 권유한 적은 더더욱 없다.
저는 다시 연기하고 활동하기 위해 하루하루 저를 채찍질 하고 있다. 그런 제가 그런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마약을 복용했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저는 경찰서에 가서 성실히 조사 받겠다. 제가 이 자리에 나선 이유는, 이 건에서 제가 혐의가 인정된다면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은퇴하는 것을 넘어, 제 인생 전부가 부정당하는 것이기에 절박한 마음으로 왔다.
감사하다. 이 자리에 와주셔서,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