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10일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외압은 없었다"면서 "성명서 발표 이후 학내 여론이 반대로 기울었고, 성명서 일부를 수정했는데도 철회 쪽 목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철회 번복은 없을 것"이라면서 "이미 중운위에서 결정된 사항이고, 학생 총투표 등 방식으로 재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숙대 총학은 지난 2월18일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순례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학내 여론이 악화하면서 지난달 한차례 수정을 거쳐, 최근(지난 4월4일) 성명서를 철회했다.
황지수 총학생회장은 전날(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숙명여대 학생들이 사회적 소수와 연대한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다. 개인의 이름이 아닌 총학생회장으로서 성명서를 발표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성명서 철회로 많은 분께 깊은 상처를 줘 죄송하다"면서도 "여성이 여성을 비판하는 게 여성혐오는 아니다. 여성의 망언을 통해 다른 여성이 아파하는 것, 여성을 단일 범주에 욱여넣는 게 여성혐오"라고 밝혔다.
한 졸업생은 "함께 망언한 자유한국당 이종명·김진태 의원들 모교에선 비판 목소리가 안 나온다"라며 "여성 정치인이 적은 상황에서, 우리가 굳이 동문 의원을 스스로 비판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했다. 음악대학 재학생 박모(20)씨도 "철회가 맞다"면서 "재학생들이 정치 쪽으로 나가려면 동문 정치인이 성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철회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영어영문학과 2학년 소모(20)씨는 "성명서 철회 결정은 집단 이기주의"라면서 "우리 동문이기 때문에 더욱 부끄럽게 생각하고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재학생은 "615명이 철회 의견을 냈다는데 신빙성이 없다"며 "익명 커뮤니티 설문조사 결과가 학교 전체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지난 2월 최초 성명서 발표는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위원 14명 중 13명의 찬성으로 이뤄졌다. 지난 4일 중운위에서는 14명 중 8명이 성명 철회에 동의했고, 4명은 기권했다. 약 40일 전 성명 발표에 동의했던 13명 중 11명이 반대로 돌아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