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시즌 내내 이대성과 밀당을 했다. 이대성은 조금 더 자유로운 플레이를 원했고, 유재학 감독은 팀 승리를 위해 그런 이대성을 잡아줘야했기 때문.
아예 3월19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자유이용권을 두고 자유투 대결까지 펼쳤다. 결과는 유재학 감독의 승리. 이대성은 자유이용권을 놓쳤다.
이대성은 여전히 자유이용권을 원한다.
이대성은 10일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시즌 막판 자유투 대결로 자유이용권을 못 땄다"면서 "이후 잘 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4강에서 많이 부족해 레이저를 많이 맞았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감독님 마음에 쏙 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도 고민이 많다. 이대성을 더 좋은 선수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플레이를 무작정 막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
유재학 감독은 "자유이용권을 주자니 선수가 망가질 것 같고, 개인 취향인데다 그런 플레이를 좋아하는데 너무 막자니 창의성을 죽이는 것 같아 고민이 많다"면서 "이번 챔피언결정전까지만 참고 우승하면 내년에는 무제한 자유이용권을 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대성은 "올 시즌 들어 가장 기분이 좋다. 4강에서 이긴 것보다 좋다"고 활짝 웃었다.
자칫 미디어데이를 치르는 동안 우승 후 자유이용권 약속이 취소될 뻔도 했다.
이대성이 "솔직히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고, 상금이 적힌 판을 드는 구체적인 상상은 해본 적이 없다. 다만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 한다. 중요한 순간에 내가 득점을 하는…"이라고 말하자 유재학 감독은 고개를 푹 숙였다.
유재학 감독의 표정을 읽은 이대성이 "중요한 순간에서 어시스트 하는 상황을 계속 그리고 있다"고 말하자 유재학 감독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유재학 감독은 "(4강 4차전 마지막 득점은) 받아 먹은 것"이라면서 "사실 그 전에 톱에서 승부를 자기가 결정지으려고 3점을 던진 게 갑자기 오버랩이 돼 또 그러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하는 게 아니라 어시스트를 한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웃었다.
현대모비스에 이대성이라는 존재는 다소 독특한 캐릭터다. 플레이도, 입담도 통통 튄다. 그동안 팀을 이끈 양동근, 함지훈은 이대성과 완전 반대 캐릭터였다.
양동근은 "감독님께서 신인 때부터 항상 나이는 어려도 리더가 되려면 묵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가 맏아들이라면 지훈이는 둘째다. 첫째에게 욕도 먹고, 혼도 나는데 당돌한 막내가 들어와서 막내에게도 치인다"면서 "대성이도 언젠가 리더가 될 것이고, 묵직해질 것이다. 신생아인 (서)명진이가 그런 당돌함을 이어받을 수 있기에 좋은 팀"이라고 말했다.
이대성은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동근이 형의 말을 다 공감한다"면서도 다시 유재학 감독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이대성은 "감독님께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냉정하고, 차갑고, 다가가기 어려운 벽과 같다"면서 "항상 농구를 하고, 살아오면서 깰 수 없는 벽에 부딪히고, 도전했다. 감독님께서 지금보다 더 유하고, 더 웃으시고, 더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더 스킨십을 하도록 계속 부딪혀서 감독님의 벽을 허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