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채이배(바른미래당 의원)
어제 새벽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했습니다. 한국 항공 물류 산업의 선구자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 또 횡령, 배임으로 소송까지 당하면서 그림자도 남겼죠. 이제 시선은 한진그룹의 미래에 쏠리고 있습니다. 일단 한진그룹의 지주사가 여러분 한진칼입니다. 한진칼 지분 중에 조씨 일가가 가진 지분이 28.95%. 2대 주주는 강성부 펀드라는 곳인데요. 13.47%를 가지고 있고. 3대 주주가 국민연금인데 7.34%. 그런데 강성부 펀드가 주식을 더 모으고 있다. 이런 얘기가 들려요. 더 사모으고 있다.
만약 조 씨 3남매가 한 형제한테 지분을 몰아주지 않는다면 최대 주주는 바뀔 수도 있습니다. 지금 경영권 놓고 조 씨 일가 남매의 교통정리가 끝났는지 어땠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대한항공. 우리나라 최대의 국적 항공기죠. 직원만 해도 1만 8000여 명이고요. 협력 업체 직원까지 하면 그 수가 어마어마합니다. 옳은 방향으로 가도록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이분을 모셨습니다. 한진그룹 개혁 운동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분,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만나보죠. 채 의원님, 어서 오십시오.
◆ 채이배>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얼마 전에 주주 총회에서 손들고 발표하셨잖아요. 그때만 해도 이런 상황을, 그러니까 조양호 회장의 이런 상황을 모르셨던 거죠? 전혀 모르셨던 거죠?
◆ 채이배> 전혀 예측할 수 없었고요. 최근에 사업 보고서 이사회 출석 현황을 보니까 하반기에 조양호 회장이 계속 출석을 안 했었더라고요. 그래서 하반기부터는 해외 체류를 했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런데 이렇게 병환이 있다는 게 심각할지는 몰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난 겨울부터 폐질환이 굉장히 심각해졌다고 그러는데, 왜 이걸 외부로 내비지지 않았을까요, 전혀?
◆ 채이배> 아무래도 총수가 이렇게 아프다고 하면 기업이 흔들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특히나 아까 말씀하신 강성부 펀드가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었고 주총에서 서로 대립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좀 내부적으로 약한 모습이 보여질 수도 있다. 이런 판단을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 김현정> 그리고 또 아프다, 폐질환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하면 이게 꼼수로 비쳐질 수 있으니까 그런 것도 작용했을 것 같고.
◆ 채이배> 물론 또 변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테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언론도 몰랐어요. ‘건강 이상으로 머무르고 있다, 요양하고 있다.’ 이 정도로 생각했지 이렇게 심각한 줄은 언론도 몰랐는데. 아무튼 대한항공에서 조양호 회장의 존재는 어땠는지 히스토리부터 좀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창업주의 아들이고 1974년에 입사했네요.
◆ 채이배> 그 뒤로 1999년에 대한항공 회장을 맡으셨고 2003년에 한진그룹 회장을 맡으시면서 평생을 대한항공에서 일을 하신 거죠. 그런데 아마 우리 국민 여러분도 여러 항공사들 이용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한항공의 기내 서비스가 아마 세계 최고로 느끼고 편안하다라는 그런 평가를 많이 하죠.
◇ 김현정> 그랬었죠.
◆ 채이배>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항공 사업에 굉장히 지대한 공헌을 하신 분이고요. 그런 면에서 굉장히 높게 평가받아야 되는데 말년에 안 좋은 일이 많다 보니까, 가정에서 또 특히나 가족들의 문제들이 있다 보니까 좀 안타까운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 채이배> 제가 한진그룹을 오랫동안 봐왔는데 한진그룹의 창업주가 조중훈 회장님이시고 돌아가시면서 아들 4명이 있었습니다. 4명의 아들에게 그룹을 분할해서 나눠줬습니다.
◇ 김현정> 그중의 한 사람이 조양호 회장인 거고요.
◆ 채이배> 조양호 회장님이 장남이었고 대한항공을 비롯한 지금의 한진그룹을 승계를 받았고요. 그다음에 둘째 아들인 조수호 회장님이 한진해운을. 그런데 돌아가시면서 그분의 부인이었던 최은영 씨가 한진해운을 맡았다가 결국 한진해운은 지금 다른 남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고요. 그다음에 조남호 회장이 한진중공업 그룹을 맡았고 조정호 회장이 메리츠금융이라고 해서 지금 메리츠증권 등이 있는 금융사 계열을 맡았습니다. 이렇게 그룹을 형제가 공동 경영하기보다는 쪼개서 나눠주는 것이 과거 선대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지금의 조양호 회장이 돌아가시고 난 시점에 형제 간에도 같이 형제 간 공동 경영을 하기보다는 그룹을 분할해서 독립 경영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김현정> 지금 분할을 한다고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채이배> 한진칼이 맨 위에 있고요. 그 밑에 있는 회사들이 한진, 여기는 물류를 담당하고 있죠. 우리가 흔히 한진택배로 알고 있는. 그리고 대한항공, 그 다음에 한진관광이 또 있습니다. 관광 사업을 담당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부동산 회사인 정석기업이 있고 그다음에 호텔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칼호텔네트웍스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 김현정> 여러 회사가 있군요.
◆ 채이배> 이런 회사들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적절하게 (자녀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의 가치에 맞게 분할을 해서 독립 경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조양호 회장의 대에서도, 2세대에서도 상속 분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분쟁이나 이런 상황이 또 다시 재연되지 않기 위해서는 오히려 깔끔하게 분할하고 가는 것이 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지금 그러니까 경영권 교통정리를 조양호 회장이 한 다음에 별세한 게 아닌 것 같죠?
◆ 채이배> 물론 지금 남아 있는 자녀들끼리 합의를 봐야겠죠.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세 남매가 성향상 이렇게 같이 공동 경영하면서 하기는 좀 어려울 거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성격상? 캐릭터상이요?
◆ 채이배> 그러니까 예전에 두산그룹이나 금호아시아나그룹 같은 경우 형제가 같이 일정 기간 동안 돌아가면서 경영했고. LG는 아주 오랫동안 가족들이 같이 공동 경영을 했지만 한진은 그러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래서 ‘회사를 쪼개서 나눠 갖는 것이 현실적으로 유력하지 않은가?’라고 보셨는데 그중에서도 대한항공을 누가 가질 것인가. 누가 가져갈 거냐. 이걸 가지고서 싸움이 날 가능성도 있겠고요. ‘대한항공을 어떤 형제가 가져갈 것인가?’ 그 결정이 그 안에서 교통정리가 안 되면 한 형제가 2대 주주 강성부 펀드하고 손잡고 경영권을 가져간다든지, 이럴 가능성은 없어요?
◆ 채이배> 일단 강성부 펀드라는 펀드의 성격을 우리가 알아야 되는데요.
◆ 채이배> 이게 M&A를 목적으로 하는 펀드는 아닙니다. 경영권을 장악하려고 하지는 않을 거고요.
◇ 김현정> 헤지펀드는 아니에요.
◆ 채이배> 네. 그래서 여기는 기업 지배 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이미 진즉에 투자하면서 밝혔습니다. ‘기존의 경영진과 지배 주주와 우호적인 관계로 장기 투자를 해서 투자 수익을 올리겠다’라고 했기 때문에요. 다만 우호적인 입장을 표명했을 때 지배 주주 쪽에서 우호적으로 안 받아줘서 적대적인 관계가 된 거지, 만일 지금의 지배 주주가 우호적으로 같이한다면 제가 보기에 강성부 펀드가 크게 적대적으로 경영권을 장악하겠다라는 그런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면에서 특정한 개인 누구 하나가 최대 주주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지분을 아마 골고루 나눠 가질 것이기 때문에요. 하지만 결국 특수 관계인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기업의 지배권, 그룹의 지배권 자체는 여전히 조씨 일가에게 있는 것이고, 강성부 펀드는 거기서 뭔가 견제하는 역할을 잘하면서 기업을 바로 만드는 역할을 해야 되지 않겠냐라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강성부 펀드. 강성부라는 애널리스트가 모은 사모펀드인 거죠?
◆ 채이배> 그렇습니다. KCGI라는 회사가 있고요. 그레이스홀딩스라는 회사 이름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강성부 펀드는 분명히 투자를 받을 때 일정한 투자 기한이 있을 겁니다. 돈을 맡기는 사람들이 평생 맡기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투자 기한도 있고 이걸 어떻게 운용하겠다는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돈을 받았기 때문에 그 목적에 맞게 운영될 것이고요. 그게 제가 보기에는 M&A 펀드는 아니기 때문에 너무 적대적인 관계를 만들거나 경영권 장악하려는 모습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채이배> 과도한 해석인 것 같고요. 그건 조원태 사장을 비롯한 조씨 일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달려 있는 거고요. 지금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상속세를 어떻게 낼까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클 겁니다.
◇ 김현정> 1700억 원.
◆ 채이배> 1700에서 1800 정도 왔다 갔다 하는데요. 조양호 회장이 가지고 있는 자산이 지금 공개된 건 주식밖에 없기 때문에 주식만 가지고 평가하고 있는데 그 외에 현금자산이나 부동산 자산 등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특히나 우리가 문제 많이 제기했던 고액의 퇴직금 문제가 한 700억 정도의 퇴직금을 받으실 거거든요. 세금 내고 해도 상당한 현금이 있고 지금까지 연간 50억 정도의 계열사에서 고액 연봉을 받아왔었어요. 그래서 그런 현금 자산 등으로 일정 정도 충당을 하고 부족한 부분은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그러고도 부족하면 주식을 좀 팔아서 세금을 내야 되는데 제가 대략적으로 계산해 보니까 한 2% 정도의 한진칼 지분을 매각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 집의 상속세 내는 문제는 저는 별로 걱정은 안 하고 거기서 하든 알아서 할 문제고. 그보다 지금 현실적인 부분을 채 의원이 짚어주셨는데 현실적으로는 형제가 나눠 갖고 여기저기 이렇게 현실적인 거 말고 유력한 거 말고 바람직한 건 어떤 모양입니까? 채 의원이 보실 때 이렇게 이번 기회에 갔으면 좋겠다.
◆ 채이배> 그러니까 조원태 씨가 30세에 기업에 들어왔어요. 입사에서 바로 임원 하고 그다음에 2년 후에 계열사 사장 하고 지금 대한항공 한진칼을 맡고 있는데 이분의 경영 능력에 대해서 솔직히 검증된 바가 없습니다.
◇ 김현정> 지금 44살이죠.
◆ 채이배> 특히나 외동이다 보니까 기업 내에서 그렇게 뭔가 가족 간의 경쟁도 제가 보기에 거의 없었을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경영 능력 검증된 게 없기 때문에 좀 불안한데요. 일정 정도 자기가 경영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시기까지는 제가 보기에는 전문 경영인들을 내세워서 경영을 하고 자기도 좀 경영 수업을 더 받아야 될 거라고 생각하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일가가 이 지분 가지고 최대 주주로 가더라도 경영은 일정 수준까지는 전문 경영인을...
◆ 채이배> 맡기자. 그러니까 지배권이라는 건 여전합니다. 왜냐하면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 그리고 자기가 좋은 사람을 내세워서 경영을 하게 하는 거죠. 그리고 자기는 지배 주주로서 경영자가 잘못하면 또 내보내고 좋은 사람 또 찾아오고. 그렇게 하면서 자기도 경영 수업을 하면서 자기가 진짜 능력을 검증받으면, 주주로부터 인정받으면 그때 이제 나서서 CEO역할을 해도 되지 않겠냐라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아직까지 검증받은 적은 없어요, 조원태 사장은. 직함은 사장인데.
◆ 채이배> 여러 가지 도덕적인 문제들이 더 많았었기 때문에 아직 주주들이나 시장에서 조금 신뢰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채이배 의원이 참 오랫동안 한진그룹의 개혁 운동을 해 오신 분으로서 현실과 이상을 적절히 조율한 안을 내놓으신 거예요. 참고했으면 좋겠네요, 대한항공이.
◆ 채이배> 아마 이런 부분까지 충분히 놓고 검토를 하고 있을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 최대 국적 항공사기 때문에 우리 같이 고민해야 될 문제다 생각해서 오늘 다뤄봤습니다. 채이배 의원님 고맙습니다.
◆ 채이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