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형사 8 단독(장동혁 부장판사)은 8일 오후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회고록 등을 통해 고(故) 조비오 신부 등을 비난한 혐의로 기소된 전 씨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
이번 재판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전 씨는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장은 이날 재판에서 증거 조사 등 정식 재판에 앞서 주요 쟁점과 입증 계획 등을 정리하고 향후 재판 일정 등을 조율했다.
검찰과 전씨 측은 관할 위반, 공소장 일본주의(公訴狀 一本主義) 위반, 조비오 신부에 관한 내용이 사실의 적시인지 의견의 표현인지를 쟁점으로 공방을 이어갔다.
특히 전 씨 측 변호인은 회고록에서 문제가 된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는 표현의 경우 "문학적 해석"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검찰은 "회고록에서 헬기사격이 없었다고 하면서 조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한 것은 사실적시를 표현한 것이고, 이는 사실적 입증이 가능한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고 밝혔다.
전 씨 측 변호인은 이날 공소 유지를 위해 검사가 제출한 각종 증거의 채택 여부에 대한 논의에서 증거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음 재판은 오는 5월 13일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전 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전 씨 측 변호인은 이날 전 씨가 지난 3월 광주 법정에 첫 출석해 졸았던 사실에 대해 결례를 범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