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트는 신갈나무, 꼬부랑 할미꽃.." 개발위기 산황산 봄 표정

[앵커]

골프장 개발위기에 놓인 경기도 고양시 산황산을 지키기 위해 주민들과 지역교회들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자체의 개발정책은 변함이 없지만 산은 계절이 바뀌면서 봄옷을 갈아입고 있는데요.

식목일을 맞아 이곳 시민들과 숲길을 걸으면서, 봄을 맞은 산황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50년 된 신갈나무가 움틀 준비를 합니다.

진달래는 분홍빛 얼굴을 내밀고, 꼬부랑 할미꽃은 양지바른데 자리잡았습니다.

산황산은 크진 않지만 다양한 생태환경을 품고 있습니다.

산자락엔 밤나무, 참나무가, 산중심부엔 잣나무, 소나무가 자랍니다. 나무의 공기청정 기능은 아이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나무도 미세먼지를 없애주는 거예요."

"그렇죠. 나무도 미세먼지를 없애주고 맑은 공기를 우리에게 주죠. 이만한 나무가 공기청정기 10대 역할을 한다는 거예요."


우리나라의 텃새지만 지금은 보기 드문 새매의 흔적도 마주했습니다.

"여기 새매가 사는데 새매가 먹이활동을 한 곳이에요. 산비둘기를 잡아먹거나 할 때 다 먹고 나서 털이 이렇게 많이 떨어져 있는 거예요."

꽃봉오리를 드러낸 할미꽃을 아이들이 살펴보고 있다.
숲속은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자연학굡니다. 솔방울 하나도, 작은 벌레 한 마리도 모두 새롭습니다.

[김하빈 (7살)/ 나들목숲학교 학생]
"(산에 오면 어떤 것들이 재밌어요?) 곤충 잡는 거.
(어떤 곤충들을 만나봤어요 산에서?) 음.. 사슴벌레랑.. 또 딱정벌레"

[정다운 교사 / 나들목숲학교]
"날마다 이 숲이 아이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그런 사소한 변화도 금방 알아채고 그걸 본인들의 놀이로 본인들의 흥미로 받아들여가고.."

봄이 무르익는 5월이 가장 아름답다는 산황산은 10여년 전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마귀자 주민 / 고양시 산황동 30여년 거주]
"골프장에서 물(지하수)을 빼가잖아요. 잔디에 물 뿌리기 위해서 그럼 이 산 속이 금방 건조해져요.
(그러면 여기 나무나 복분자나무(외래종 오엽딸기) 같은 경우에도 변화가 생기나요? )
네, 왜냐하면 물을 빼가므로 인해서 복분자 열매가 익지를 않아요. 그냥 말라버려요."

[ 조정 의장 / 산황산골프장증설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 20년 거주]
"이쪽 습지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생태가 변한건가요?)
많이 변했죠. 황폐해졌다고 볼 수가 있죠. 양서류 같은 경우를 환경지표종이라고 얘기하거든요. 오염되기도 했고, 습기도 없어졌고 하기 때문에 그런 생태변화가 있는 것 같고요."

산을 없애고 골프장을 증축할 수 있다는 소식에 산이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을 걸음걸음에 담아봅니다.

[유형석 목사 / 나들목일산교회]
"자꾸만 사라져가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소중한 자연의 아름다운 작품들이 오래오래 우리와 같이 남아있어서 우리 사람들의 이웃들의 쉼터가 되고 .... "

산밑으로 내려오니 6백년 넘은 느티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섰습니다. 마을 코앞까지 골프장 시설이 들어선다는데 개발이 현실화 된다면 주민은 물론, 이 나무는 안전할까요.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정선택 최낙중 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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