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경찰 등 관계당국 총력…文 현장방문
이에 따라 전국 소방력의 약 30%가 강원도 현장으로 급파됐다. 소방인력 3251명과 소방차 872대, 헬기 51대가 화재진압과 인명구조에 목숨 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경찰도 경찰관 1700여명을 투입해 산불 진화와 구조, 피해를 막는 일에 손을 걷어붙였다.
특히 강원 속초경찰서는 최초 발화지점에서 7km 떨어진 화약저장소에 있던 폭약 4800kg, 뇌관 3천발 등의 화약류를 경찰서로 옮겼다. 덕분에 불길이 저장소에 번졌음에도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산림청, 강원도, 속초시 등 관계기관은 류희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영상 상황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날 오후 고성 피해현장인 토성면사무소를 방문해 진화 상황을 보고받고, 임시주거시설이 설치된 천진초등학교를 찾아 이재민을 위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약속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국가와 지자체는 해당 지역의 피해시설 복구와 수습, 피해 주민 생계 안정 지원 등 모든 경비를 지원하고, 감세과 납세 유예 혜택도 제공할 수 있다.
◇ 군, 시민들에게 전투식량 6800인분 지원
고성·속초 지역 책임부대 8군단은 5일 오전 7시부터 속초 학사평과 장사동 지역에 투입됐다.
군 헬기 32대, 군 보유 소방차 26대, 장병 1만 6500명이 진화 작업에 동원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요청에 따라 대피 중인 시민들에게 식사용 전투식량 6800인분도 지원된다.
◇ 노약자 대피시킨 배달기사들…무료식사도
피해 지원에는 시민들도 함께 나서고 있다.
강릉시 옥계면 옥계중학교 교직원들은 고무호스로 물을 뿌리며 학교 안까지 번진 불을 진화했다.
기곡마을 주민 최병섭씨는 집집마다 전화를 돌리고 몸이 불편한 이웃들을 대피시켰다. 기곡마을은 산불이 시작된 강릉 옥계면 야산에서 10여km 떨어진 곳으로, 40여가구뿐인 작은 산골마을이다.
배달대행 기사들은 오토바이를 끌고 자동차 진입이 불가능한 곳을 찾아 주민들을 대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 이용희 대표는 "차량 통제 상황이라 오토바이로 탈출할 수 없는 사람들을 날랐다"며 "라이더 8명과 함께 민가로 가 주민 15명, 개 4마리 정도를 대피시켰다"고 했다.
SNS에서는 화재로 연락이 끊어진 가족을 찾거나 임시대피소에서 미아를 보호하고 있다는 글들이 쇄도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트위터 등을 통해 실종된 사람들의 인상착의를 올리고 있다. 이 계정을 통해 가족을 찾은 사례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4000여명이 임시대피소로 몸을 피한 가운데 무료 쉼터와 식사 제공도 이어지고 있다.
인제에서 펜션을 운영 중인 윤국영씨는 "새벽 3~4시쯤 용대리 쪽으로 가는 분 데리고 와서 식사 대접 해드리고 쉬게 해드렸다"고 했다.
속초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김옥이씨는 "대피소에 가시기 어려운 어르신들, 엄마들과 아이들에게 공간과 음식을 내어줬다"며 "어젯밤 30여명이 다같이 식당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