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5일 오전 6시 기준 산불 피해지역인 강원 속초‧고성‧강릉‧동해 등지에선 4011명이 화재를 피해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태풍에 맞먹는 강풍으로 불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이를 피하지 못한 동물들은 고스란히 화마의 습격을 받아내야 했다.
속초 시민 김광규씨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불이 워낙 삽시간에 번져 속수무책이었다"며 "키우던 토끼 30마리 중 서너 마리만 살아 있었고, 참새들도 여럿 땅에 떨어져 죽어있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제공한 사진엔 날개가 까맣게 탄 참새가 배를 드러내놓고 잿더미가 깔린 자갈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김씨가 사는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은 민가 100여가구가 전체가 불에 타 주민들이 옷도 하나 챙기지 못하고 피신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바람이 불어서 컨테이너가 날아갈 정도였다"며 "정면으로 바람 들어올 때는 몸이 뒤로 쑥 밀리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폭탄 날아가듯 여기저기서 불이 붙던" 동네에선 김씨의 집 역시 전소됐다고 한다.
정부는 이번 화재와 관련해 5일 오전 9시를 기해 '재난사태'를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