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7시 17쯤 강원 고성에서 시작한 불은 불과 30여 분만에 강풍을 타고 속초 시내로 급속히 번졌다.
이 불로 100여가구가 몰려 사는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 일대는 순식간에 불길로 뒤덮였다.
급하게 현장을 피해 마을회관으로 모인 주민들은 아무것도 가지고 나오지 못한 채 그저 몸만 대피해야 했다.
한순간에 집터를 잃은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충격이 가시지 않는 모습이었다.
40여년 가까이 장천마을에서 살았다는 장재순(여.66)씨는 "갑작스러운 불에 옷도 하나 못 입고 그냥 피신했다"며 "다시 가보니 집이 재밖에 남지 않고 완전히 다 타버렸다"며 울먹였다.
주민 함정실(여.64)씨는 "남편과 함께 모를 심으려고 했는데 불이 나 비닐하우스가 완전히 다 타버렸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장천마을 입구에는 에너지 LPG 가스 시설 등이 있어 주민들은 불길이 가스시설로 옮겨붙어 더 큰 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불안에 떨어야 했다.
주민들은 "장천마을 입구에 LPG 등 가스시설이 있어 그게 폭발되면 우리 마을은 물론 속초 전체가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며 "불이 가스시설까지 옮겨붙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장천마을은 이날 새벽 5시가 넘어서도 불길이 치솟으면서 주민들은 뜬 눈으로 공포감 속에서 밤을 지새우며 마음을 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