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광규(강원 속초 피해 주민)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 밤사이 어디까지 번진 건지, 지금 연결이 된 분은 아마 최초 발화 지점보다 이쪽이 더 불이 심한 곳으로 지금 알려지고 있어요. 속초에 사시는 김광규 씨를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광규 선생님, 나와 계세요?
◆ 김광규> 네.
◆ 김광규> 장사동 장천마을이요.
◇ 김현정> 장사동 장천마을. 그러면 지금 고성에서 시작된 불이 속초까지. 그러니까 밑으로 번져가는 그중에 사시는 거군요?
◆ 김광규> 네, 그렇죠. 그 미시령을 중심으로 해서 미시령 부근 밑에서 나와서 속초 바닷가까지 내려오는 거죠.
◇ 김현정> 그렇죠. 쭉 내려가는 그쪽에 살고 계세요. 집에 계시는 거예요? 아니면 대피하셨어요?
◆ 김광규> 어제 청소년훈련소에 대피하고 지금 현장으로 아침에 왔습니다.
◇ 김현정> 밤새 대피하셨다가 다시 집으로 가셨어요?
◆ 김광규> 네.
◇ 김현정> 집에 와보니까 상황은 어떻든가요?
◆ 김광규> 다 전소했죠, 뭐.
◇ 김현정> 집은 어떤 집에 사셨어요?
◆ 김광규> 집이 다 타버렸습니다.
◇ 김현정> 아파트, 주택, 목조 건물? 어떤 집이었습니까?
◆ 김광규> 목조 철재 구조물인데 다 타버렸습니다.
◇ 김현정> 완전히 다 타버렸어요, 전소?
◆ 김광규> 네, 전소.
◇ 김현정> 저도 지금 밤사이 화면들을 계속 봤습니다마는 어떻게 이렇게까지 완전히 타버릴까 싶을 정도로 탔더라고요. 선생님 댁도 그 정도입니까, 아무래도 남아 있지 않은?
◆ 김광규> 그럼요. 우리가 대피할 때는 불꽃이 저 아주 멀리 좀 벌겋다. 이런 정도 보였는데 거기에 대피하는 시간이 한 15분밖에 안 걸렸는데 불꽃이 날아다니면서 폭탄 날아가듯이 여기저기서 동시다발적으로 불이 붙더라고요.
◆ 김광규> 그러니까 불이 한 곳에서 일어나가지고 쭉 가는 게 아니고 여러 군데서 막 불이 나가지고. 그러다 보니까 통제가 안되고 혼란스러웠죠.
◇ 김현정> 그러니까 여러분,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바람이 너무 센 거예요.
◆ 김광규> 바람이 원체 불어가지고 컨테이너가 날아갔어요.
◇ 김현정> 컨테이너가 날아갈 정도였어요?
◆ 김광규> 날아갈 정도가 아니라 날아갔어요.
◇ 김현정> 날아갔어요?
◆ 김광규> 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지금 소형급 태풍이라는 말이 맞는 거네요. 서 계실 때도 힘들 정도였습니까, 어제는?
◆ 김광규> 정면으로 바람 들어올 때는 뒤로 쑥 밀리죠.
◇ 김현정> 쓱 밀릴 정도. 지금은 어때요, 선생님. 지금 상황은 바람이?
◆ 김광규> 지금은 바람이 거의 잦았어요.
◇ 김현정> 이제는 잦아들었습니까?
◆ 김광규> 언제 그랬는가 싶을 정도인데.
◇ 김현정>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 그나마 잦아들어서 다행이에요.
◆ 김광규> 그런데 지금 이게 말이 아닙니다. 완전 전부 불 난 데는 숯덩어리고 군데군데 가면서 불똥이 튄 데가.
◇ 김현정> 선생님, 그러면 쭉 360도를 돌아보면 새까맣게 민가니 논이니 다 타 있고.
◆ 김광규> 탄 데 있고 또 안 탄 데는 시퍼렇게 그대로 있고 그러니까 누가 방화한 것처럼 그렇게 불이 난 거죠.
◆ 김광규> 불꽃이 날아다니면서.
◇ 김현정> 그런데 지금 바람은 다시 고요해졌다고 하셨는데 불은.
◆ 김광규> 바람은 조금 부네요, 조금. 지금도 바람이 또 붑니다.
◇ 김현정> 불었다 잦아졌다 이러겠죠. 눈에 보이는 불이 있습니까? 산불이 아직도 보여요?
◆ 김광규> 산불은 안 보이죠.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선생님 계신 그곳은 적어도 산불이 더 이상 번지고 있지는 않다는 얘기인가요?
◆ 김광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그런데 여기가 진화가 됐다고 다 된 게 아닙니다. 말씀드렸다시피 불이 날아다녔기 때문에 지금 사방에서 진화 작업이 된 곳도 있고 계속 번지는 곳도 있고 이런 상황.
◆ 김광규> 그게 이제 바람이 부니까 불꽃이 날아가서 여기저기 불을 붙이고 지핀 거죠.
◇ 김현정> 불을 지핀 거죠. 대피소에서 집으로 쭉 돌아오면서 보는 상황은 어땠습니까?
◆ 김광규> 처참하죠, 뭐.
◇ 김현정> 어느 정도 떨어져 계신 곳에 계시다 오신 거예요?
◆ 김광규> 킬로수는 멉니다. 여기가 지금 미시령 밑에 한화콘도 있는 데인데 어제 간 청소년수련원은 저쪽에 척산온천 쪽에 대피했으니까.
◇ 김현정> 몇 킬로미터. 그쪽이 다 그냥 전소예요, 오시면서 아침에 보니까?
◆ 김광규> 아니, 그렇지는 않습니다. 부분별로. 탄 데 타고 안 탄 데 안 타고.
◇ 김현정> 계속 날아다녔기 때문에 특징이 날아다니는 불이었기 때문에.
◆ 김광규> 그렇죠. 불이 여기저기 지핀 것처럼 날아가면서 여기에 불똥 떨어뜨려서 불태우고 저쪽에 가서 불똥 터뜨리고 이런 거죠.
◇ 김현정> 이게 참 불이 희한하게 번져가고 있기 때문에 진화 작업도 쉽지 않은 건데 이거 다 태우셨으니 이거 어떻게 합니까? 농사지으시는 분이셨어요? 무슨 일하셨어요?
◆ 김광규> 저는 그냥 살면서 여기에 가축이나 키우고 이렇게 했죠.
◇ 김현정> 지금 완전 전소된 상태라가지고 막막하시겠어요.
◆ 김광규> 아이고… 참 기가 막히죠. 말로 표현을 못 하겠네요.
◇ 김현정> 기가 막히네요, 정말. 이게 지금 무슨 이게 지금 바람이 불어서 이렇게 됐다고 하니 이걸 어떻게 누구를 탓해야 되나 이런 생각이 드실 것 같고 가축도 키우고 계셨어요?
◆ 김광규> 토끼도 있고 토끼가 우리가 30마리 있었는데 다 죽고 서너 마리 지금 토끼인지 모르겠네요. 흙 파가지고 돌아다니고 있는데.
◇ 김현정> 동네 가축까지 데리고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을 테니까. 가축들도 다.
◇ 김현정> 참새? 하늘 날아다니는 참새들도 탔어요?
◆ 김광규> 여기 타가지고 지금 제가 보여주면 좋겠는데. 여기 지금 보니까 이게 불이 삽시간에 확 해서 화력이 원체 세가지고 보니까 속수무책이더라고요.
◇ 김현정> 여러분, 지금 이 김광규 주민분을 통해서 좀 생생하게 이 당시 상황을 우리가 느낄 수가 있네요. 불이 폭발이 일어나듯이 여기저기에서 뻥뻥 굉장히 강하게 터졌기 때문에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마저도 우수수 떨어져서 타 있을 정도로. 잔해만 남아 있는 이런 정도의 당시 상황을 상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 정도 불이 난 거고요.
선생님, 제가 힘내시라는 말밖에 전해 드릴 수 없는 게 너무도 안타깝고 죄송합니다. 잘 전해 들었고요. 여기서 계속해서 속보 전하면서 상황들 알리겠습니다. 또 뭔가 발견하시는 게 있으면, 전할 상황이 있으면 저희한테 연락 주십시오.
◆ 김광규> 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고성에서 시작된 불이 속초까지 내려간 겁니다. 속초에 사시는 김광규 씨 만났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