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을 넘어 관광 도시 속초를 위협하고 있고, 대표적인 휴양시설인 한화콘도까지 불길에 휩쌓였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밤 8시에 미시령로를 통제했으며 15분 뒤에는 발화지점에서 3km가량 떨어진 설악쏘라노리조트 투숙객들의 대피를 요청했다.
하지만 태풍급에 맞먹는 바람을 탄 불은 무서운 속도로 번지면서 영랑호, 속초고 일대와 장사동 사진항으로 번져 나갔고, 속초 해변에 위치한 영랑초등학교와 썬밸리리조트까지 위협했다.
그야말로 불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구조요청이 잇따랐다. 이날 밤 9시 8분에는 영랑호 북쪽 용촌리 76번 버스에 30명이 고립돼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인근 논두렁에도 3명이 고립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몇 분 뒤에는 속초고등학교 기숙사에도 불길이 번졌고, 7분 뒤에는 강원진로교육원의 인명 대피가 이뤄졌다. 용촌리 부근에 있는 요양원과 아스콘 공장도 화재 위협에 직면했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도 나왔다. 이날 밤 10시 30분쯤 고성군 죽왕면 삼포 2리 마을 회관에서 71세 박모씨(여)가 숨진채 발견됐다. 박 씨는 강풍에 부러진 반사경에 의한 충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성면 용천리에서도 60살 김모씨(남)가 사망했는데 질식사로 추정된다.
강원도교육청은 고성·속초 산불의 급속 확산으로 막대한 피해가 속출함에 따라 오는 5일 속초지역의 모든 학교에 휴업령을 내렸다.
휴업 학교는 초등학교 12곳, 중학교 4곳, 특수학교 1곳, 공립 유치원 2곳, 사립유치원 3곳 등 모두 25개 학교다.
교육청 관계자는 "산불 확산으로 학교 시설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속초지역 산불로 전국에 비상령이 내려졌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고 말했고, 강원 소방청은 서울 경기 충북 등 인근 시도에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5일 자정을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에 총력을 대응하고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를 취할 것을 관계부처에 긴급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