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의 어머니는 사고 다음 날인 4일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아들이 평소에도 야근을 하면 '둘이 같이 해야 하지만 매번 혼자 하게 됐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착한 아들이었는데, 일에 적응하는 걸 많이 힘들어했었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사고 현장을 찾은 친척들은 근무여건이 너무 열악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유족은 "시설물에 안전장치도 거의 없고, 사고나 기계 오작동 매뉴얼도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사고가 나서 사람이 모여 있는데 윗사람은 시간이 상당히 지체된 상태에서 왔고, 조치도 제대로 못했다고 하는데 그게 어떻게 2인 1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 측은 3일 새벽 황씨가 기계 점검 중 대형 무쇠원반에 끼어 숨질 당시 현장에 다른 직원이 있었던 점을 근거로 2인 1조 원칙이 지켜졌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찰은 황씨가 혼자서 작업하다 사고를 피하지 못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CCTV 등을 확인한 결과, 해당 직원은 황씨와 같이 기계를 '점검'했던 게 아니라 멀리서 기계 '조작'을 담당하고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회사 근무 규정과 매뉴얼이 있는지 차차 확인하겠지만, 한 명이 작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씨와 함께 현장에 있던 유일한 목격자인 직원을 4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사고경위 등을 물었다.
조만간 공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 규정이나 수칙을 준수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솔 측은 뒤늦게 일부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솔 관계자는 "유가족과 원만히 합의했고, 관계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넉달 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김용균씨가 숨진 뒤 2인 1조 안전수칙이 꼭 지켜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비슷한 사고는 계속 반복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