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김의겸·부실검증에 진땀 흘린 청와대

野 상가건물 사진까지 들고나와 "이런데 입주하겠냐" 비난
"대출규제 직전 25억 몰빵하니 '진보꼰대' 소리 듣는 것"
장관 부실검증에는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일하는지 모르겠다" 질타
조국 불출석에 野 "인사참사 해명하라" vs 與 "우리만 나오라는 것은 '내로남불'"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청와대 소관 업무보고에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4·3 보궐선거 다음 날인 4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김의겸 전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 개각 인사에 대한 부실 검증 의혹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강하게 충돌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에 출석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은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대한 해명에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대통령께 누가 되지 않겠다며 스스로 직에서 물러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상가매입을 집중 공략했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김 전 대변인이 매입한 상가 건물의 허름한 지하실 모습과 개조된 옥상 등 세부적인 사진을 공개한 후 "이런 곳을 돈 주고 임대하겠느냐"며 건축물을 사들인 것이 투자가 아니라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은 "김 전 대변인은 본인 전세금 4억8천만원을 빼서 흑석동에 25억원을 몰빵해 임대사업자 대출규제 직전에 매입했다"며 "뒤로 투기를 하니 '가면 쓴 집단', '진보 꼰대'라고 (국민들이) 집단적으로 분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내 나이에 정말 전세만은 면하고 싶었다'는 사람이, 재산이 14억이고 5억짜리 전세에 살면서 그 전세금 아낀다고 관사에 들어가는 꼰대 짓을 (청와대에서) 나가면서 까지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은 "(투자) 정보 취득 경위, 상가 앞 땅이 재산신고 누락된 점, 대출은행 해당지점 지점장이 고교동문인 특혜 의혹 등은 국민으로서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국민적 의혹 거세지니 해당 은행은 자체 감사를 검토하고 있고 금융감독원도 사태를 파악하고 있는데, 이번 사태를 그냥 개인의 일탈로 넘겨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에 노 실장은 김 전 대변인에 대한 관사 배정이나 투기 여부 등에 대해서는 "부임하기 전에 있었던 일이다",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선을 긋기에 급급했다.

대출과정에서의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금융당국의 은행 실태조사에 대한 감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장관 후보자 검증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한국당 김정재 의원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집이 3채면 된다, 안 된다에 대한 기준을 정하기 어렵다'고 말을 했다"며 "도대체 어떤 목록을 봤길래 저렇게 이해가 안 되는 일을 인사 라인에서 진행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강효상 의원은 "지난 5월 청와대가 인사검증 개선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두 명이 낙마했고 나머지 2~3명도 결격 사유임에도 코드 인사로 버티고 있다"며 "무능한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즉각 경질할 것으로 대통령께 건의하도록 촉구드린다"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황희 의원도 "장기 보유한 집 3채를 이유로 낙마를 하고, 30년간 집 없이 살다가 빌딩을 산 죄로 청와대 대변인이 자진사퇴를 한 것은 국민 정서 때문"이라고 지적에 나섰다.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청와대 소관 업무보고에 (좌측부터)김수현 정책실장,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이 출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조국 수석의 불출석에 대한 설전도 벌어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가 "인사 참사"로 기록될 2기 개각과 관련한 자료 제출에 불성실했음은 물론 검증 책임자인 조 수석이 운영위에 나오지 않은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한국당 송석준 의원은 "조 수석이 국정 현안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업무적 특성을 고려해 참석을 못 한다고 했는데 국정 현안 중에 국민들이 제일 궁금해 하고 정국을 꼬이게 만든 문제가 인사 검증 아니냐"며 "청와대가 스스로 추천한 인사를 지명 철회하고 자진 사퇴도 했는데 이런 문제들에 대해 국회에 나와서 명쾌하게 말씀하시라"고 촉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 집권 시에는 관례를 핑계로 민정수석을 불출석 시키더니 현 정부에만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내로남불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헌정사에서 국회에 출석한 민정수석이 3명 있는데 문재인, 전해철, 조국"이라며 "한국당은 (집권기인) 지난 9년 동안 민정수석이 한 번도 출석을 안 했는데 기본 양심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에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은 모처럼 열린 운영위 회의가 소모성 설전으로 허비되고 있다며 민주당과 한국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유 의원은 "원내 1당과 2당의 거부로 마땅히 연초에 있었어야 할 각 부처의 업무보고가 4월까지 밀렸다"며 "이렇게 뒤늦게 열리는 마당에 민정수석이 출석했느니 안 왔느니 하는 문제가 중요하느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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