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옐로카드'…여권, 커지는 총선 불안감

노회찬 비하 발언·황교안 축구장 유세 논란 아니면 창원도 장담못해
'경제정책 성과 내지 못하면 내년 총선 힘들다' 위기감 급상승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자료사진/윤창원 기자)
부산경남(PK) 민심 향배를 파악하는 4.3 보궐선거에서는 사실상 여권이 패배했다는 분석이 힘이 실리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표면적인 성적은 1대 1로 무승부다. 창원시 성산구에 범여권 단일후보인 정의당 여영국 후보, 경남 통영·고성에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하지만 표심을 면밀히 살펴보면 여권에 뼈아픈 부분들이 있다.

일단 통영·고성에서는 민주당 양문석 후보가 35.99%로 한국당 정점식 당선인(59.47%)보다 20%p 이상 뒤쳐졌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양문석 후보는 민주당의 불모지에 가까운 지역에서 큰 성과를 남겼다"며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선거 직전까지 인구가 고성보다 2배 이상 많은 통영 출신 양문석 후보가 "한자릿수 격차로 좁혀졌다"고 선전했던 것에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창원시 성산구의 경우, 여영국 당선인이 단 504표 차이로 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누른 것도 여권 입장에서는 마냥 좋아할수만은 없은 대목이다.

낙승을 예상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근소한 표차이로 신승(辛勝)할 것이라고는 예상은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의당은 개표날인 지난 3일 오후 10시 30분쯤 기자들에게 "지지해준 창원 성산 지역민들께 감사드린다. 다만 우리의 힘이 부족해 승리를 안겨 드리지 못해 죄송할 뿐이다.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패배 인정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창원 성산구의 당락을 결정지은 것은 성산구의 사파동에서 나온 투표함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 당선인은 1만98표를 받은 반면, 강 후보는 8383표 득표에 그쳤다. 1708표 차로, 이곳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축구장 유세 논란이 있었던 창원축구센터가 위치한 곳이다.

민주당 핵심 의원은 "황 대표의 축구장 유세 논란이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노회찬 전 의원 비하 발언 등으로 막판 표심이 요동쳤다"며 "여권 진영이 잘해서 이겼다기보다 한국당의 패착으로 승리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당이 실수하지 않았다면, 자칫 모든 국회의원 선거를 질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인 민홍철 의원이 페이스북에 "비겼으나 졌다"고 글은 남긴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방증한다.

여권 진영이 부진했던 이유로 경제정책의 성과 부진이나 인사 문제 등이 주로 지적됐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소득주도 성장 등 경제정책들이 서민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주는 성과로 이어졌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부의 쏠림이 심각한 상황을 타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이 표심으로 연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도 "양극화를 국민 눈높이만큼 해소하지 못한 것 같다"며 "현장을 꼼꼼히 살피지 않고 정책목표만 내세웠던 모습에 국민들이 실망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는 등 인사참사와 이를 수습하는 과정의 문제점도 거론됐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인사검증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이 있었던 것도 표심을 놓친 요인 중 하나"라고 했다.

지난 1일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조동호 과기통신부 장관 후보자 자녀가 유학생활에서 포르쉐를 탄 것과 관련해 "무슨 문제였겠나"라고 말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4.3 보궐선거의 부진한 성적은 당 내부의 위기감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당장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예방주사를 세게 맞은 것"이라며 "지금부터는 정말 성과를 내는 정책이 중요하다. 안일하게 대응하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정말 참담한 결과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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