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특보는 이날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문정인 정부와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 국제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하노이 회담 결렬로 북미 간에 불신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이 있어야 한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풍계리 실험장을 폐쇄했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자진해서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첫 걸음의 중요성을 간과하면 안 된다. 우리는 '첫 수확'(early harvest)이라고 표현한다"며 "(풍계리 검증을 받아들인다면) 굉장히 긍정적인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풍계리 검증 등 '첫 번째 행동'에 나설 경우 미국의 예상되는 반응에 대해 "당연히 제재 완화가 있을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결의 자체는 아니지만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등에서 완화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얘기할 수도 있겠죠"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하노이 회담의 결렬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의 빅딜과 북한의 스몰딜 입장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 이견을 좁히는 게 중요하고 종합적인 딜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점진적인 이행이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로드맵과 타임 테이블(시간표)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로선 북미 간 협상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미 양측의 신중한 대응을 당부했고, 특히 예상 밖 변수로 통제불능의 파국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를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