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성산, 예상밖 '초박빙 승부'…504표의 의미는?

진보세 강한 창원·성산 지역조차 겨우 승리
대권주자 반열 '황교안 효과' 주목
여영국 후보도 권영길·노회찬에 비해 '부족' 지적도

(사진=연합뉴스)
4.3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여권단일화 후보인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504표' 차이로 신승(辛勝)하면서 그 의미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정의당 여 후보는 전날 선거에서 45.75%의 득표율로 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504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애초 단일화 직후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와 약10%p차이를 벌리면서 여유롭게 승리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오히려 개표가 시작된 이후 줄곧 뒤지다가 자정이 가까워서야 겨우 역전승을 거뒀을 뿐이다.

해당 지역구는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정의당 고(故)노회찬 의원이 국민의당의 선전에도 불구 51.50%의 득표로 한국당 강 후보를 11.29%p차이로 승리한 곳이기도 해 선거결과가 승리에도 불구 이례적이란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경남 지역에서의 '민심이반' 현상이 커지면서 공단 등이 몰려있어 진보세가 강한 창원 성산 지역조차 힘겨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선거가 가까운 시기 중앙정치에서 2명의 국무위원 후보자가 낙마하고, 인사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면서 민심이반 현상에 기름을 부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의당 관계자는 "야당의 경제 심판론이 강하게 먹힌 것 같다"며 "여당으로서도 이 신호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 뿐 아니라 민주당에게도 이겨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선거 결과인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은 선거전 내내 고 '노회찬 의원의 정신 부활'을 외쳤다.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도 창원 성산 지원 유세에서 '여당의 힘'을 강조하면서 경제 활성화를 강조했음에도, 야당의 경제 심판론이 파고들 만큼 지역 바닥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경남 FC 경기장 내 유세 논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노 의원 막말 논란' 등 잇딴 야당의 악재가 없었다면 질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이해찬 대표도 개표 완료 직후 입장문을 통해 여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고, 통영 고성에서의 패배를 '성과'라고 평하면서도 "이번 재보궐선거의 민심을 받들어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한 이유기도 하다.

이와 함께 '황교안 효과'도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대표가 된 지 한 달 여가 됐고, 3개월 연속 대권주자 호감도 1위에 오른 황 대표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선거 결과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여 후보의 캠프 관계자도 "선거운동 내내 황 대표에 대한 시민들에 호응도가 높았다"며 "이해찬 대표에 비해 황 대표는 새로운 인물이고, 대권주자다 보니까 호소력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무래도 노 전의원에 비해 여 후보의 인지도 면에서 떨어진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막판 '여 후보가 폭력 등의 전과 7범'이란 야당의 공격도 '인물 부족론'에 한 근거다.

여 후보가 도 의원 등을 거치면서 지역에서의 활동을 계속 해왔지만, 중앙 정치에서 높은 인지도를 유지한 노 전 의원에 비해선 뒷심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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