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중국도 우리측 미세먼지 불만 잘 알고 있어"

시진핑 국가주석·리커창 총리 등 中 고위급 만난 뒤 어제 귀국
"베이징에 방문한 3일 내내 파란 하늘 볼 수 있었다"
"미세먼지 문제는 정파와 상관없이 범국가적으로 노력해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중국을 방문한 후 3일 김포공항으로 귀국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3일 "시진핑 주석은 물론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과 면담하면서 미세먼지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며 "내가 느끼기로는 중국도 우리 측의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불만과 우려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인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 기구' 위원장으로 내정된 반 전 총장은 중국에서 머물며 각종 회의에 참석한 뒤 이날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반 전 총장은 "이번에 베이징에 방문한 3일 내내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다"면서 "과거 유엔 사무총장 시절 찾았을 때 미세먼지가 자욱해 매우 우려스러운 상태였던 것에 비하면 정말 큰 변화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미세먼지처럼 국민 건강에 심각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참여해 국내 발생 미세먼지부터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번 중국 방문 길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리간제(李干杰) 생태환경부 장관 등을 만나 미세먼지 문제를 논의했다.


그는 "중국은 2013년부터 파란 하늘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무척 많이 한 결과 미세먼지를 40%나 줄였다고 한다. 이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수치를 인용해 한 이야기"라고 언급했다.

지난 달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자처해 미세먼지 해결책이 정쟁화되면 안된다는 점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물은 더러우면 안 마실 수 있고 깨끗한 물을 사서 마실 수도 있지만, 미세먼지는 그렇지 않다"며 "사회적 지위, 이념, 정파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똑같이 피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색이 개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처럼 정파와 상관없이 범국가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미세먼지범국가기구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국가간 협력체제 확대도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한중 양국간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중국의 여러 경험과 노하우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앞으로 한중 양자를 넘어 동북아 지역 차원의 다자간 협력 체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논의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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