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12골이 모두 후반에 나왔다.
경남이 7경기에서 허용한 실점은 7골. 전반 7골, 후반 7골을 내줬다. 만약 7경기를 후반으로만 한정한다면 12골 7실점이다. 후반전으로만 승부를 가렸다면 K리그1 4승1패, 챔피언스리그 1승1무다.
왜 이런 성적이 나왔을까.
"아직 90분을 풀로 싸우기에는 덜 갖춰졌다"는 것이 김종부 감독의 설명이다. 경남은 선수단의 변화 폭이 컸다. 지난해 돌풍과 함께 말컹(허베이 화샤), 박지수(광저우 에버그란데), 최영준(전북) 등이 떠났다. 조던 머치, 룩 카스타이노스, 김승준, 곽태휘 등이 대거 합류했지만, 손발을 맞출 시간이 짧았다.
김종부 감독은 "올해는 스쿼드가 좀 갖춰졌지만, 선수가 많이 바뀌고 준비 기간이 짧았다"면서 "지난해 같은 경우는 K리그2에서부터 2년을 같이 한 멤버였다"고 말했다.
여기에 부상자도 있다. 룩과 네게바가 빠진 상황. 머치도 경남 합류 전 휴식 기간이 긴 탓에 100% 몸 상태가 아니다. 김종부 감독의 말대로 베스트 전력을 90분 내내 가동하기 어렵다.
경남이 전반을 버티고, 후반에 승부를 보는 이유다.
말은 쉽지만, 실행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경남은 후반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 머치의 힘이다.
김종부 감독은 "머치는 시야와 경기 운영, 조율 등이 상당히 좋다. 머치가 뛰고, 경기를 조율할 때 빌드업이 360도 바뀌는 것이 동계훈련 때부터 나왔다"면서 "체력만 된다면 공격적인 빌드업을 전반부터 가동할 수 있다. 다만 무리하면 안 되기에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 당분간은 45분에 초점을 맞춰 빌드업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머치의 공백이 6개월 이상이었다. 조금 더 빨리 90분을 뛰게 할 수도 있지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면서 "조금 힘들지만, 조심스럽게 하려 한다. 90분 풀타임이 아니더라도 그 부분을 국내 선수들이 커버해주고, 수비 쪽에 50대50으로 치중하면서 머치를 활용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베테랑 최재수의 존재도 후반 힘을 내는 이유 중 하나다. 서른여섯의 나이로 풀타임은 어렵지만, 후반 존재감을 발휘하기에는 여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김종부 감독은 "후반에 빌드업을 하고, 경기를 조율하는 머치, 최재수 등 반전할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면서 "측면 수비의 빌드업이 세계적인 추세다. 그래야 중원의 머치도 살 수 있다. 그런 부분이 합쳐지면서 원활한 빌드업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