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과 함께 소요사태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마을 주민을 학살해 모두 1만 명이 넘는 희생자를 낸 지 71년 만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주4·3범국민위원회 주최로 열린 '71주년 제주4·3항쟁 광화문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를 애도했다.
민 청장은 방명록에 "하루빨리 비극적 역사의 상처가 진실에 따라 치유되고 화해와 상생의 희망이 반성에 따라 돋아나기를 기원한다. 이를 위해 헌신하고 계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경찰도 이에 동참해 지난 역사를 더욱 깊이 성찰하면서 오로지 국민을 위한 민주·인권·민생 경찰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취재진과 만나서는 "4·3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분들의 영정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우리 경찰의 행위에 대해서도 반성적으로 성찰하며 되풀이되지 않도록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민 학살에 경찰이 참여한 것을 인정하는가'라고 묻자 "진실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기 때문에 밝혀진 사실에 따라서 경찰도 사실을 인정할 것은 인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사과로 받아들여도 되느냐'는 물음에는 "네.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께는 분명히 사죄를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방부 측 역시 "제주도민 희생에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며 서주석 차관이 유족들을 찾아 같은 뜻을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정부에 등록된 이 사건 희생자는 1만4천여명이다. 당시 많게는 3만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2005년 허준영 당시 경찰청장은 제주 4·3평화공원 방명록에 '4·3 당시 무고한 희생을 당하신 양민들과 순직 경찰관의 영령들께 삼가 고개 숙여 조의를 표합니다'라고 적었었다.